“당 대표 아니라도 앞으로 기회 많을 것” 김부겸, 당권 도전 접고 대선 바라보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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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8·27 전당대회의 변수로 꼽히는 김부겸(4선·대구 수성갑·사진) 의원이 당 대표 경선에 불출마 가능성을 내비쳤다. 김 대표를 지지하는 더민주 의원들 사이에서는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의견이 힘을 얻고 있다.

“대구 정서 거스르는 행보 어려워”
이종걸·박영선과 단일화설 부인
유인태도 “김, 전대 안 나갈 것 같다”

김 의원은 20일 중앙일보와의 통화에서 전당대회 출마 여부와 관련해 “처음부터 당 대표는 내 역할이 아니라고 하지 않았느냐. 당의 역동성을 올릴 기회는 앞으로도 많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 대표 도전 가능성이 나오는 이종걸 의원이 “김 의원, 박영선 의원과 당 대표 후보를 단일화하기로 했다”고 말한 데 대해서도 김 의원은 “단일화는 근거가 없는 얘기여서 답을 안 하고 있다. 전당대회 출마 결심도 안 했는데 왜 자꾸 연대 얘기가 나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그러면서 “대표를 흔드는 더민주의 관행이 고쳐지지 않으면 당 대표 경선 출마는 나를 뽑아준 대구의 정서에 맞지 않는다”며 “전당대회 출마에 대한 대구 유권자들의 이해가 없는 상태에서 독자 행보를 하는 것은 어렵다”고 설명했다.

김 의원은 최근 ‘국민통합추진회의(통추)’ 출신 인사들과 만난 자리에서도 이런 고민을 털어놨다고 한다. 통추는 1995년 김대중 전 대통령의 새정치국민회의 창당에 반대했던 세력으로, 노무현 전 대통령과 김원기 전 국회의장, 이부영·유인태 전 의원, 원혜영 의원 등이 활동했다. 김 의원은 통추의 ‘막내’였다.

김 의원의 후원회장인 유인태 전 의원은 이날 “최근 김 의원을 만나 ‘당권 도전은 답이 아니고 지금은 적절하지 않다’고 얘기했다. 내가 볼 땐 김 의원은 전대에 안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 의원이 만든 ‘새희망포럼’의 대표인 설훈 의원도 “김 의원이 전대에 대해 묻길래 ‘전대에 나가면 대선에 나갈 수 없다. 대선에선 경쟁 구도가 필요하다’고 조언했다”고 말했다. 더민주 당헌은 대선에 출마하려면 대선 1년 전 대표직을 사퇴하도록 하고 있다.

김 의원 측 관계자는 “대구에선 김 의원이 당권보다 대권에 도전해야 한다는 정서가 있지만 여의도 정치인들 중엔 당내 조직이 있어야 대권 도전도 가능하다고 얘기해 막판 고심을 하고 있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더민주 관계자는 “전당대회에서 승리하려면 친노·친문 진영의 도움이 있어야 한다”며 “하지만 궁극적 목적이 대권 도전인 김 의원으로선 (당 대표로서) 대선 경선을 관리만 하는 상황은 피하고 싶을 것”이라고 말했다.

더민주에선 현재 추미애(5선)·송영길(4선) 의원이 전대 출마를 공식화했다. 이종걸(5선) 의원과 김진표·박영선(4선) 의원, 신경민(재선) 의원 등도 출마를 검토하고 있다.

강태화·이지상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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