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경제 공헌도 빅4 산업은 ‘전·차·유·화’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경제 04면

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SK하이닉스·LG전자가 한국 경제에 가장 많은 공헌을 한 기업으로 조사됐다. 특히 SK하이닉스는 수출과 일자리 창출, 연구개발 투자 실적이 크게 개선돼 처음으로 ‘톱5’에 이름을 올렸다.

20대 그룹이 만든 일자리 135만 개
국민소득은 87조6000억원 창출
삼성전자·현대차·기아차 공헌 톱3
SK하이닉스 톱5에 처음 이름 올려

한국기업공헌평가원과 중앙일보가 공동 진행한 ‘2016 기업 국가·사회공헌도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20대 기업집단(그룹)은 국민소득 87조6000억원, 국가재정 14조7000억원, 일자리 창출 135만 명을 기록했다.

기사 이미지

산업별로는 전자·자동차·유통·화학 순으로 국가 경제 공헌도가 높았다. 유통과 화학의 공헌도가 상승했고, 전기가스와 통신은 공헌도가 하락하는 산업으로 조사됐다.

기사 이미지

또 지난 한해 동안 국가 경제 공헌 개선도가 높았던 기업 부문에서는 SK하이닉스·LG디스플레이 순으로 집계 됐고, 기업집단 부문에서는 SK·현대차·LG 순으로 이름을 올렸다. 올해 조사에서는 특히 대기업의 매출실적 악화가 두드러졌다. 대기업의 10대 산업(473개 기업)을 분석한 결과 2012년부터 대기업집단의 매출 하락이 시작됐고,지난해에는 2014년과 비교해 매출이 127조6000억원 하락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종천 평가원 이사장은 “대기업의 매출 부진은 경제 불황으로 이어질 가능성이 있다”며 “자동차와 건설을 제외한 모든 업종의 매출이 감소해 경제가 점점 더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분석했다.

2012년부터 대기업집단의 매출이 하락한 것은 한국의 수출성장 둔화 시기와 일치한다. 조사에 참여한 한종수 이화여대(경영학) 교수는 “한국 경제의 재도약과 국제경쟁력 제고는 내수확대가 아닌 수출 증대와 외화 획득에서 시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대기업이 매출하락으로 어려움을 겪는 상황에서도 급여와 고용, 법인세 납부는 늘어 대기업이 국가 경제에 공헌하고 있다는 데이터도 공개됐다. 지난해 대기업 집단은 급여 3조원(5%), 고용 4만5000명(5%)을 늘렸다. 지난해 대기업이 납부한 법인세는 2014년과 비교해 1조원(10%)이 늘었다.

이와 달리 기업들이 연구개발(R&D) 투자에서는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20대 기업집단의 연구개발 투자는 총 26조6000억원으로 2014년과 비교해 3조9000억원(13%)이 감소했다. 특히 국가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큰 전자와 자동차산업의 연구개발 투자가 각각 1조7000억원(8%)과 1조3000억원(27%)이나 줄었다.

이재경 국민대(경영학) 교수는 “대기업이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투자 확대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진단했다.

최근 정치권에서 논의되는 대기업의 법인세 인상에 대해 정문종 이화여대(경영학) 교수는 “기업의 투자 재원이 줄어들고 경쟁력이 약화돼 다시 매출이 떨어지는 악순환에 빠질 수 있다”며 “세수 확보는 법인세율 인상보다는 경기활성화로 이루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기업 국가·사회공헌도 조사

한국기업공헌평가원이 매년 대기업 집단(올해는 1022개사)의 사업보고서를 분석해 내놓는다. 가치창출(매출·수출), 국민소득(급여)과 국가재정(법인세), 일자리 창출, 국가경쟁력(연구개발·시설 투자), 기부금·온실가스배출저감량 5개 부문으로 나눠 평가한다. 올해가 4회째다.

박성민 기자 sampark2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