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은전<서울대사대교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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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대입 수험생이라면 누구나 한번 짚고 넘어가야 할 문제가 바로 그 대학이나 그 학과의 지원동기다.
대학을 현실적으로는 자신의 실력에 맞추어 선택할 수도 있겠지만 면접시험에서 그런 식으로 말하면 곤란하다. 대학에는 각기 개성과 전통및 강점이 있으므로 그것들을 열거하며 설명하는게 좋다.
학과 역시 마찬가지다. 자신의 적성이나 능력과의 관계, 그 학과 출신자들의 활약상이나 사회에의 공헌도, 앞날에 대한 전망등…언급해야 할 것이 많다.
이밖에 가족들중 그 대학출신자가 있다거나, 그 방면에 일하는 사람이 있어서 감화를 많이 받았다는 것도 말할 수 있겠다.
송제훈군의 글은 현대사회에서 매스컴의 역할을 들며 자신이 신문방송학과를 지망하게된 내력을 잘 설명하고있다. 특히 KBS 충주 수몰지구 취재반의 순직 사건을 예화로 든것이 인상적이었다.
비극적 사건임에도 불구하고 오히려 그 일로 말미암아 더욱 신문방송학과를 택하겠다는 마음을 굳혔다는 글쓴 이의 주장은 읽는 이에게 감동을 줄만하다.
㈎에는「이것이」정도의 주어가 들어가야겠다.
㈏는 너무 까다로우므로「내가 전공하고 싶은 학과다」로 고치자.
㈐의 「대중」이란「많은 무리」란 뜻이므로 그 앞에 또「다수의」란 말을 붙일 필요는 없다. ㈑의「목적」도「기능」이나「역할」로 옮기는 것이 더 나을 것 같다. ㈒에도「매스컴」에 정도를 삽입하고, ㈓는「기자에 대해」로 고쳐야 하지 않을까. ㈔의「단」은 우리의 언어 감각상 큰 규모의 집단같은 느낌이 드니「반」이나「팀」정도로 하는게 좋겠다. ㈕도 시제에 맞게「순직한 일이 있었다」로 고쳐야 한다. ㈖에는「하나의」정도를 끼워 넣고 ㈗의「서」는 생략되어야 할듯.
신성범군의 글은 자신의 학과 지망 동기보다 법 그 자체의 중요성에 대한 서술에 초점이 옮아간 느낌이 든다.
㈎는「혼란해진다」로 고치면 어떨까. ㈏는 뜻이 중첩된 부분. ㈐에서는 법치주의국가라 해서 모두가 민주주의국가라 할수 있는지 의문이 생긴다. ㈑에서「질서를 확립한다」란 말은 있어도「부조리와 무질서를 확립한다」란 말은 없으니 주의하길 바란다. ㈒와 ㈓는 형식상 같은 한 문장에서 서술어로 쓰이기에는 부적당하다. ㈔는「은」으로 고치고, ㈕에는「법에 대한」정도를 삽입하는게 좋겠다. ㈖는「기본적인 지식 정도는」으로 고치고, ㈗도「될 것이다」로 줄여 쓰는게 낫다.
전체적으로 전공학과 지망동기는 잘 밝히고 있으나 입학후의 대학 생활에 대한 설계, 장래의 인생에 대한 포부가 언급되지 않은 것이 아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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