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섹션 8' 뒷돈 입주…매니저에 3000달러

미주중앙

입력

'섹션 8' 아파트에 입주하기 위해 일부 한인 저소득층 시니어들이 매니저와 소유자들에게 소위 '급행료' 또는 '뒷돈'을 건네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물의를 빚고 있다.

섹션 8은 연방정부의 저소득층 렌트비 지원프로그램으로 소득 기준에 따라 매달 1000~1500달러 가량을 아파트 소유주에게 직접 제공하는 것으로 LA시에서만 지난해 4만5000여 저소득층 가정에 4억6500만 달러를 지원했다.

문제는 렌트비가 최근 급상승하자 일부 아파트 소유주와 매니지먼트 회사가 섹션 8 바우처를 더 이상 받지 않으려는 추세가 뚜렷해졌고, 일부에서는 빈방이 있어도 일반인들이 우선 입주하는 등 차별행위를 하고 있다는 점이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바우처를 잃지 않기 위해 일부 한인 저소득층 또는 시니어 가정은 아파트 매니저나 소규모 아파트 소유주들에게 2000~3000달러의 '뇌물'을 주고 우선 입주할 수 있는 기회를 만들고 있다는 것이다.

실제 섹션 8 아파트를 소개하는 'wetakesection8.com'(유료) 또는 'gosection8.com'(무료) 등의 사이트들에 많은 아파트가 올라와 있으나 이들 대부분은 빈방이 없거나 긴 대기자 명단에 이름을 올리고 하염없이 기다려야 하는 경우가 비일비재하다. 그리고 이들 중 상당수 아파트는 현재 더 이상 섹션 8 입주자들을 받지 않고 있다.

최근 섹션 8 바우처로 새로운 아파트를 찾고 있는 송모(72·LA)씨는 "주변에서 그런(뒷돈을 주는) 방식으로 방을 얻었다는 소문을 듣고 실제 소액의 뒷돈을 제공하겠다는 말을 했더니 일부 매니저들이 큰 관심을 보였다"며 "바우처를 잃지 않기 위해서는 불가피하다고 하는 이들도 있지만 이건 좀 아니지 않나 싶다"고 말했다.

본지가 접촉한 'gosection8' 사이트의 올림픽가 한 아파트 매니저는 "섹션 8을 포기하는 아파트가 많아진 것이 현실"이라며 "솔직히 말해 만약 대기자로 받는다고 해도 순서를 계속 미루거나 이런저런 이유로 연락을 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입주가 하늘에 별 따기라고 보는 게 맞다"고 전했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일부 섹션 8 입주 희망자들이 '뒷돈'이라는 어처구니없는 제안을 먼저 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제보가 없는 경우 적발될 가능성이 거의 없기 때문에 문제는 더 커지고 있다. 하지만 뇌물 제공이나 수뢰는 엄연한 불법이며 차별행위로 큰 처벌을 받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실제 연방 감사원은 2014년 뉴욕 맨해튼의 한 섹션 8 아파트 매니저가 입주자들에게 일종의 '급행료'로 2000~9000달러를 착복한 혐의를 잡고 수사를 벌였으며, 결국 유죄평결과 함께 이들 매니저들에겐 10년의 구금형과 25만 달러의 벌금형이 내려졌다.

연방주택국(HUD)은 온라인(hudoig.gov/report-fraud)과 핫라인 전화(800-347-3735), 팩스(202-708-4829)를 통해 제보를 받고 있으며 제보자 신변을 보호해주고 있다.

최인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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