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임위 18곳 대다수 ‘친박 간사’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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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6면

국회 상임위원회 운영에서 여야 간사들은 회의를 언제 열지, 어떤 법안을 우선 심의할지 등을 조율하는 일을 한다. 상임위 운영에서 핵심적 역할이다. 그래서 국회 안팎에선 상임위의 ‘진짜 실세’는 위원장이 아니라 간사라는 말이 나온다. 더욱이 ‘여소야대 3당 체제’에선 간사들의 협상 능력이 곧 상임위의 성과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

“여소야대 국회 길목 지키겠다”

20대 국회 상임위 간사 선정에선 새누리당 내 친박계 재선의 약진이 뚜렷하다. 상임위 간사는 재선 의원들이 맡는 게 관례지만 특정 계파가 상임위 간사직을 다수 차지한 것은 이례적이다.

수도권 한 비박계 의원은 “국회 운영위에 소속될 원내부대표단도 친박 위주로 구성해 잡음이 있었는데 법안 처리에서 ‘게이트 키핑’ 역할을 할 상임위 간사도 다 친박이 접수한 것 같다”고 말했다.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간사인 이장우 의원,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 간사인 김태흠 의원은 대표적인 친박계 인사다. 새누리당이 국회의장을 양보하면서까지 지켜낸 법제사법위원회의 간사도 친박계 김진태 의원이다.

검사 출신인 김 의원은 15일 “대선을 앞두고 야당의 선동이나 정치공세가 도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된다”며 “여소야대 상황에서 길목을 잘 지키겠다”고 말했다. 희망자가 많기로 유명한 국토교통위 간사는 이우현 의원이 맡는다. 이 의원은 친박계 맏형인 8선의 서청원 의원과 가깝다. 또 지역 예산 챙기기 민원이 빗발치는 예산결산특별위원회 간사직은 청와대 정무비서관 출신의 주광덕 의원이 차지했다.

이 밖에 유의동(정무위)·이현재(기획재정위)·박대출(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윤영석(외교통일위)·경대수(국방위)·윤재옥(안전행정위)·이완영(정보위) 간사도 친박계 색체가 강한 인사들이다. 새누리당에서 비인기 상임위인 환경노동위 간사는 비박계 하태경 의원이 맡았다. 이에 대해 친박계 한 인사는 “상임위 간사는 재선이 맡는데 재선 의원 중 친박계가 다수여서 간사도 많이 맡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운영·산자·환노위 , 야당 ‘패스트 트랙’ 가능

운영위·산자위·환노위는 야당 의원이 재적의원 5분의 3 이상을 차지하게 됐다. 야당이 특정 법안을 패스트 트랙(신속안건처리제도)에 올리면 막을 방법이 없다는 얘기다. 국회법 85조에 따라 신속 안건은 상임위 180일, 법사위 90일, 본회의 60일 내 처리 돼야 한다.

박유미·김경희 기자 amato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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