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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타봤습니다] 베일 벗은 박스터 718…포르쉐 월드 로드쇼 8종 타보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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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 제공]

가장 균형 잡힌 스포츠카를 내놓다는 평가를 받는 포르쉐가 지난 1~13일 강원도 인제 스피디움에서 ‘2016 포르쉐 월드 로드쇼’를 개최했다. 포르쉐는 이 행사에서 18일 공식 출시를 앞둔 ‘718 박스터’의 새 모델을 공개했다. 또 기술력과 주행 성능 등을 따져볼 수 있도록 2도어 스포츠카 4종과, 4도어 스포츠카 2종,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2종 등 총 8종의 시승행사를 열었다. 운전자에게 '포르쉐 바이러스'를 감염시킨다는 특유의 가속·감속 능력과 핸들링의 묘미를 맛볼 수 있는 행사를 직접 체험해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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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형 718 박스터S. 김유경 기자

이날 제공된 차량은 모두 유럽에서 공수한 것으로 한국과는 달리 인위적인 속도 제한은 걸려있지 않았다. 행사장은 강원도 인제의 스피디움. 3.908km의 트랙은 높낮이 차이가 40m에 달하고, 도로폭은 13~15m이며, 20개 코너가 있어 포르쉐의 주행 능력을 시험하기 적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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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 제공]

이날 행사는 핸들링, 슬라럼, 제동력 시험 등 크게 3개로 나뉘어 진행했다. 핸들링 부문에선 트랙을 8개의 차종으로 1~2바퀴 돌았다. 오전엔 2도어 스포차카를, 오후엔 4도어 스포츠카를 나눠 탔다.

[포르쉐코리아 제공]

포르쉐는 모든 차종에서 '노멀·스포츠·스포츠플러스 모드'로 주행할 수 있다. 스포츠카라는 정체성과 소비자의 요구를 충분히 발휘한 선택이다. 트랙의 3분의 1구간까지는 노멀로, 나머지 3분의 2구간은 스포츠플러스모드로 운행해 봤다. 먼저 718박스터의 레그룸에 다리를 얹었다.

대개 스포츠카는 무게 때문에 묵직한 느낌이 들지만 718박스터는 스포츠카답지 않은 가벼움을 자랑했다. 가속 페달을 밟으면 밟는 대로 튀어나가는 느낌이었다. 브레이크는 가볍고 반응이 느렸지만 부드럽게 작동했다. 배기음도 다소 앙칼지게 다듬어 ‘포르쉐 노트’라고 부르는 묵직한 기존 모델과 차이가 있었다. 박스터는 본래 카이맨보다 성능이 한 단계 낮지만 신모델인 만큼 마력과 토크 등 주행 성능에서 5000만 원 이상 비싼 911카레라S에 뒤지지 않았다. 실제 무게가 적은 대신 주행 능력을 개선해 다리에 큰 힘을 들이지 않고서도 운전을 즐길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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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 제공]

상대적으로 카이맨GTS는 주행이 까다로웠다. 커브 구간에서 차는 안정적이었지만 무게가 쏠려 운전자 어깨에 부담이 적잖게 갔다. 운전이 어려운 대신 가장 스포츠카다웠다. 운전 재미가 좋았다. 급가속·급감속 반응이 재빠르고, 시승한 4개 차종 중 유일한 '자연 흡기'엔진이라 감속 때 공기가 빠지는 ‘바바방’하는 배기음이 귀를 때렸다. 카레라S와 911터보S는 상위 기종답게 안정감이 높았다. 커브에서 속도를 줄이지 않고 끝까지 밀어 붙여도 차체가 밀리지 않고 곧바로 중심을 되찾았다. 잘 길들인 야생마의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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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 제공]

아시아에서 인기가 많은 4도어 스포츠카 파나메라·파나메라 터보S·마칸 GTS·카이엔 터보S도 몰아봤다. 2종은 세단, 2종은 SUV 차량이다. 차체가 무겁고 부피가 크기 때문에 엔진 효율은 떨어지지만, 스포츠카의 주행감을 유지하려는 노력이 곳곳에 숨어 있었다. 물론 스포츠플러스 모드도 있고, 마력과 토크를 많이 올려 주행 성능을 개선했다. 먼저 파나메나의 승차감은 2도어 스포츠카에 비해 뛰어났다. 출력이 높은 대신 토크비가 낮아 2도어 스포츠카에 비해 힘이 발휘되는데 시간이 다소 걸렸고 부드러운 느낌이었다. 곡선 구간에서도 차가 예리하게 꺾이는 맛은 없지만 부드럽게 주행할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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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 제공]

카이엔은 엑셀러레이터를 밟으면 군소리 없이 속도를 쭉쭉 올리는 모델이었다. 가속페달과 브레이크를 밟는 느낌이 가벼워 커다란 차체와는 대조적이었다. 감·가속이 편하고 커브에서도 묵직한 차체가 무게감을 지켜줘 이날 몰아본 차 중에서 운전하기가 가장 편했고, 스트레스도 덜했다. 알려진 대로 한국 소비자가 가장 선호하는 스타일의 모델이라고 할 수 있다. 마칸은 카이엔의 동생 모델인데, 전반적으로 느낌이 터프했다. 배기음도 크고 커브 길에서도 주행이 거칠었다. 브레이크 압력도 높아 급정거가 용이해 운전의 재미가 쏠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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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유경 기자]

이번 행사에선 슬라럼 기회도 즐겼다. 직전 주행에서 100km까지 속도를 올린 뒤 크게 U턴을 돌아 지그재그로 장애물을 피한 뒤 정해진 자리에 급정거하는 식이다. 언더·오버 스티어링을 잡아주는 포르쉐의 PSM(Porsche Stability Management) 시스템을 맛보기 위한 코스다. 이 시스템은 급커브 구간에서 미끄러짐을 잡아주는 것으로 오버스티어링이 일어나면 회전축이 되는 바퀴를 고정시키고, 다른 3바퀴의 회전 속도를 계산해 차량의 중심을 잡아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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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김유경 기자]

차량 주행은 가속과 멈춤 사이에서 벌어지는 물리 작용의 종합체다. 운전자는 가속의 재미를 느끼기 위해 스포츠카를 다루지만, 감속 성능이 가속을 뒷받침하지 못하면 큰 사고로 이어질 수 있다. 이에 포르쉐는 짧은 순간에 브레이크를 여러 번 작동해 차량의 급제동 효율을 높이는 한편, 원활하게 스티어링휠을 조작할 수 있는 ABS 시스템을 선보였다.

위 영상을 보면 포르쉐 타르가 운전자가 급가속 이후 급정거, 차선 변경을 하고 있다. 급정거 때 브레이크등이 여러 번 깜빡이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운전자가 브레이크를 한번만 밟아도 ABS시스템이 자동으로 감속을 여러 차례로 나눔으로써 감속 효율을 높인다. 이 경우 차선 변경이 쉬워서 사고 위험을 낮출 수 있다.

포르쉐의 급가속 능력도 시험해봤다. 포르쉐 등 일부 차량은 '런치 컨트롤'이란 기능이 있다. 차량의 브레이크를 끝까지 밟은 상태에서 가속페달을 함께 끝까지 밟으면 활성화된다. 자동으로 차량의 출발 밸런스를 최적으로 잡아줘 순간 가속도를 최고로 높일 수 있다. 브랜드별, 모델별로 차이가 있는데 포르쉐는 런치 컨트롤 2000번 정도까지 보증을 제공한다.

영상을 보면 오른쪽 차량이 조금 더 골인 지점에 빨리 들어오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왼쪽이 기존 모델인 718 카이맨, 오른쪽이 신형 718 박스터다. 신형 모델은 마력과 토크가 높아져 시속 100km 도달 시간이 짧아졌다. 브레이크와 가속페달을 동시에 밟으면 엔진에서 '바바바바방'하는 굴곡진 소리가 들리는데 런치 컨트롤이 활성화됐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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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르쉐코리아 제공]

인제=사진·글 김유경 기자 neo3@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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