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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억대 쿠웨이트 위조지폐 환전사기단 적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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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웨이트 진짜 지폐(위)와 위조 지폐(아래). [사진 부산경찰청]

한국 환전상들이 쿠웨이트 지폐를 잘 모른다는 점을 노려 한화 15억원대의 쿠웨이트 위조지폐를 한국 돈으로 환전하려한 일당이 경찰에 적발됐다.

부산경찰청 국제범죄수사대는 이 같은 혐의(사기 등)로 정모(61)씨와 김모(64)씨 등 4명을 구속하고 여행사 대표 이모(37)씨 등 3명을 불구속 입건했다고 1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달 말 이미 위조된 쿠웨이트 지폐 40만 디나르(한화 15억4000만원 상당, 당일 환율기준 1디나르=한화 3869원)를 국내에 밀반입해 피해자 환전상 장모씨에게 진짜 지폐인 것처럼 속이고 환전하려한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이들은 한국 환전상들이 쿠웨이트 지폐의 진위 여부를 구분하기 어려운 점을 노리고 범행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찰에 적발된 쿠웨이트 위조 지폐는 구권 화폐 20디나르(한화 7만7000원 상당)를 2000디나르로 숫자를 바꾼 것이다.

실제 쿠웨이트 지폐에는 2000디나르 화폐가 존재하지 않는다. 김씨는 다른 사건으로 구속된 이모(미검)씨에게서 40만 디나르(2000디나르 200장)를 전달받은 뒤 정씨에게 20억원 가량을 사업에 투자하겠다고 속이고 한화 환전을 요구한 것으로 조사됐다. 또 정씨는 환전금액의 1%를 수수료로 지급하겠다면서 노모(43·구속)씨에게, 노씨는 박모(46·구속)씨 등에게 환전을 의뢰한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은 최종 환전상 장씨가 낯선 쿠웨이트 지폐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2000 디나르 지폐가 없다는 사실을 확인해 신고하면서 덜미가 잡혔다.

여동호 수사2팀장은 “쿠웨이트 위조지폐가 국내에 유통되려다 적발된 첫 사례”라고 말했다. 경찰은 구속된 이씨가 위조된 쿠웨이트 지폐를 최초로 국내에 유통한 것으로 보고 구체적인 수법 등을 확인하고 있다.

부산=강승우 기자 kang.seungwoo@joongang.co.k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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