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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버스토리] 낯선 크로아티아, 쿨한 홋카이도, 핫한 하와이…미리 찜하세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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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휴가철 해외 여행상품 100개 분석

지난해 해외로 나간 한국인은 모두 1931만430명이었다. 이 중에서 7∼8월 두 달 동안 출국한 한국인은 351만581명이었다. 전체의 18.2%에 달한다.
올해는 더 많은 한국인이 해외에서 바캉스를 즐길 것으로 여행사는 전망한다. 올 바캉스 시즌 해외여행 대표 상품 100개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한다. 올해 주목할 여행지와 새로 출시된 바캉스 상품은 물론이고 인기가 시들해진 여행지도 파악할 수 있다. 하나만 더. 예약을 서두르자. 휴가철 여행상품 예약이 해마다 앞당겨지는 추세라고 여러 여행사가 귀띔했다. 아래 상품 가격은 7∼8월 최저가 기준이다.

1. 동남아‘스테이케이션족’ 푸껫·발리 대신 다낭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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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중부 해변 도시 다낭. ‘2016 바캉스 트렌드’ 조사에서 동남아 최고 인기 휴양지로 지목됐다.

스테이케이션(staycation)은 ‘stay’와 ‘vacation’을 합한 신조어로, 실내에 오래 머무는 여가 방식을 뜻한다. 동남아시아의 휴양 도시에는 객실·수영장·레스토랑 등 편의시설을 갖춘 호텔과 리조트가 수두룩하다. 스테이케이션족(族)에게 최적의 바캉스 여행지로 동남아가 꼽히는 이유다.

베트남 다낭은 이번 조사에서 가장 인기 있는 동남아 휴양지로 선정됐다. 여행사 5곳의 추천을 받아 푸껫(4곳)·발리(추천 상품 없음) 등 전통의 강자를 밀어냈다. 다낭은 길이 20㎞에 달하는 백사장을 끼고 있는 해변 도시다. 겨울을 제외하고 해수욕을 즐길 수 있다. 베트남 정부가 관광도시로 집중 육성한 덕분에 2012년 3800개에 불과했던 다낭 지역의 3~5성급 호텔 객실이 2015년 8000개로 확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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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사가 추천하는 다낭 상품은 일정이 대체로 여유롭다. ‘내일투어’는 다낭 최고급 리조트 ‘빈펄리조트’를 이용하는 3박5일 자유여행 상품을 소개했다. 69만9000원. ‘KRT’는 3박5일 일정 중 하루를 다낭 인근의 소도시 호이안을 관광하는 패키지 상품을 추천했다. 57만9000원부터. 호이안 구시가지는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이다.

아이를 동반한 가족 여행객의 절대 지지를 받고 있는 괌(4곳)과 사이판(2곳)의 아성도 여전했다. ‘온라인투어’가 3박5일 괌 가족여행 상품을 내놨다. 괌 리조트의 대명사 ‘괌 PIC’가 아니라 ‘온워드 비치 리조트’에서 숙박하는 상품이다. 리조트에 풀장 6개와 360m 길이의 유수풀이 있다. 56만9000원부터.

2. 동남아  젊은층은 홍콩 쇼핑, 중년은 대만 먹거리 투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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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은 쇼핑과 식도락을 즐기는 젊은 여행자가 선호하는 여행지다. 작은 사진은 홍콩 시티투어 버스.

동남아 여행자는 크게 두 부류로 나뉜다. 리조트로 떠나는 ‘휴양형’과 도시 구석구석을 헤집고 다니는 ‘도시형’이다.

도시형 여행자가 첫 손에 꼽는 여행지가 홍콩이다. 한국보다 반 박자 빠른 유행을 접할 수 있고, 완탕(광둥식 만두), 버블티 같은 길거리음식부터 미쉐린 3스타 레스토랑의 요리까지 다양한 음식을 맛볼 수 있어서이다.

홍콩은 젊은 여행자가 선호하는 여행지다. 홍콩관광청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인 124만 명이 홍콩을 찾았는데, 이 중에서 25~34세 여행자가 28%를 차지했다. 내일투어가 홍콩 2박3일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홍콩 시티투어 버스 탑승권도 덤으로 준다. 식당·쇼핑몰 등에서 쓸 수 있는 쿠폰북이 포함됐다. 51만9000원부터.

대만도 도시형 여행자가 선호하는 여행지다. 대중교통이 발달돼 있는데다 음식·온천 등 즐길 거리도 다채롭다. 올해 이스타항공·제주항공 등 저비용항공(LCC)이 대만 노선에 취항하면서 한국~대만 왕복 항공권이 10만원 대까지 내려갔다. ‘인터파크투어’가 LCC를 이용하는 3박4일 대만 자유여행 상품을 판매한다. 타이페이 대중교통 이용권을 준다. 39만70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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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만의 대표 음식 딤섬.

‘모두투어’는 딤섬·훠궈(중국식 샤브샤브) 등 음식을 맛보러 다니는 3박4일 패키지 상품을 기획했다. 맛집을 찾아다니는데 부담을 느끼는 중년 여행자가 타깃이다. 87만9000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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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국 방콕 에메랄드 사원.

‘웹투어’는 3박5일 방콕 자유여행 상품을 선보였다. 방콕 5성급 호텔에 머무르며 스파·쇼핑·식도락 여행을 즐기는 20~30대 여성 여행자에 초점을 뒀다. 태국 화폐 바트를 한 장씩 뜯어서 사용할 수 있는 바트북을 준다. 팁을 낼 때 유용하다. 40만원부터.

3.  유럽서유럽보다 체코·오스트리아 등 동유럽 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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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바캉스 시즌을 겨냥한 유럽 상품에는 한 나라에만 머무는 여정이 많았다. 사진은 체코 체스키크로믈로프

올해 조사에서 유럽 여행상품은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32%를 차지한 동남아(괌·사이판 포함)에 이어 2위였다.

사실 유럽에서는 프랑스·스위스 등 서유럽 지역에 여행 수요가 몰린다. 그러나 이번 조사에서 서유럽 상품을 소개한 여행사는 2곳뿐이었다. 5개 여행사가 추천했던 지난해와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지난해 11월 발생한 프랑스 파리 테러의 영향으로 풀이된다. 모두투어 원형진 차장은 “올해 여행업계의 화두는 ‘안전’”이라며 “서유럽의 여행 수요는 시간이 지나야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대신 여행사는 동유럽으로 눈을 돌렸다. 동유럽에서도 대세는 크로아티아다. 지난해 7개 여행사에 이어 올해는 6개 여행사가 크로아티아를 추천했다. 올해의 경우 크로아티아만 방문하는 상품은 없다. 인접국도 함께 방문하는 여정이어서 일정이 대체로 길다. 이를테면 ‘여행박사’의 크로아티아 8박10일 상품은 방문 국가(6개)가 가장 많아 일정도 가장 길다. 크로아티아는 물론이고 슬로베니아·체코·오스트리아·헝가리·독일도 둘러본다. 동유럽 하이라이트를 모두 보고 싶어하는 중년 여행자를 겨냥했다. 199만원부터.

반면에 인터파크투어가 추천한 상품은 일정이 가장 짧다. 크로아티아·슬로베니아 2개 나라를 6박8일 동안 둘러본다. 휴가를 길게 쓸 수 없는 직장인 여행자가 타깃이다. 179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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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스코틀랜드. 인천~에딘버러를 연결하는 전세기를 타고 여행할 수 있다.

올해 유럽 상품은 지난해보다 한층 다양해졌다. ‘한진관광’이 인천∼에딘버러를 연결하는 대한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스코틀랜드 일주 7박9일 상품을 구성했다. 공연 예술 축제 ‘에딘버러 국제 페스티벌’ 기간에 방문한다. 529만원부터.

에스토니아·리투아니아·라트비아 등을 돌아보는 ‘참좋은여행’의 11박13일 북유럽 상품도 이색적이었다. 339만원부터. 한 나라만 여행하는 상품도 눈에 띄었다. KRT가 독일 일주 7박9일(249만원부터), ‘하나투어’가 체코 일주 7박9일(319만원부터) 상품을 올해 처음 출시했다.


4. 일본북부 훗카이도 뜨고~ 남부 규슈는 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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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홋카이도. 시원한 여름을 보낼 수 있는 여행지다.

일본은 지난해 가장 뜨거운 여행지였다. 2014년부터 이어진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일본 여행 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지난해 일본을 방문한 한국인은 400만 명으로, 2014년 275만 명보다 45.2% 급증했다. 하나투어는 올 1/4분기 일본 여행 수요가 2011년 동일본 대지진 이후 처음으로 동남아를 앞질렀다고 밝혔다.

그러나 올 바캉스 시즌 일본의 인기는 예전만 못하다. 이번 조사에서 일본이 차지하는 비중이 지난해 14.7%에서 12%로 줄었다. 지난 4월 규슈(九州) 지역에 발생한 지진이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조사에서는 규슈 지역 상품을 추천한 여행사가 3곳이었는데 올해는 1곳뿐이었다.

대신 일본 상품의 절반(6개)이 지진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은 홋카이도(北海道)로 집중됐다. 여행박사 심원보 부서장은 “대한항공·티웨이·진에어 등 3개 항공사가 취항하던 홋카이도에 올해 아시아나항공과 제주항공이 또 들어가면서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설명했다. 여행사는 홋카이도 상품을 부모를 동반한 가족여행 상품으로 추천했다. 날씨가 시원한데다 온천욕을 즐길 수 있고 음식도 좋다. 모두투어의 홋카이도 3박4일 패키지 상품이 홋카이도 여행상품 6개 중에서 유일하게 전 일정을 온천호텔에서 머문다. 129만원부터.

일본 상품 중에는 어린이와 동반하는 가족여행객을 타깃으로 한 상품도 있다. 하나투어가 오사카(大阪)의 대형 테마파크 ‘유니버설스튜디오재팬(USJ)’ 방문을 주요 일정으로 앞세운 3박4일 패키지 상품을 내놨다. 109만9000원부터.

5. 미주·기타저비용항공 취항한 하와이 강세 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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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잉카 유적지 마추픽추.

이번 조사에서 미주 지역 상품의 비중은 전체의 15%였다. 지난해(12%)보다 늘었다. 미주 지역의 경우 하와이가 단연 돋보였다. 지난해 하와이를 추천한 여행사는 1곳이었지만 올해는 3곳이었다. 지난해 12월 LCC인 진에어가 하와이에 취항한 영향이다.

‘투어2000’이 진에어를 이용하는 하와이 4박6일 패키지 상품을 추천했다. 대형 항공사를 이용할 때보다 상품 가격이 20만∼30만원 저렴하다. 139만원부터. 웹투어는 하와이의 오아후섬과 마우이섬을 5박7일 여행하는 자유여행 상품을 소개했다. 하와이안항공을 이용해 인천∼호놀룰루 왕복 항공료로 하와이 국내선까지 이용할 수 있다. 177만9600원부터.

호주의 약진도 눈에 띄었다. 지난해에는 추천 상품이 2개였지만 올해는 4개였다. 참좋은여행 이상필 부장은 “테러 위협으로 유럽 수요가 줄어들자 호주 지역이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였다”며 “호주 여행 수요가 지난해 대비 200% 가까이 성장했다”고 밝혔다. 참좋은여행은 호주 시드니·멜버른·골드코스트를 한번에 돌아보는 7박9일 상품을 올해 처음 출시했다. 269만원부터.

여행사 추천 상품 중에는 자유여행으로 쉽게 찾아갈 수 없는 이른바 ‘특수지역’ 상품도 여럿 있었다. 여행박사가 판매하는 몽골 3박4일 패키지 상품도 그 중 하나다. 몽골 전통 숙소 ‘게르’에서 숙박하고 승마도 경험한다. 99만9000원부터. ‘레드캡투어’는 크루즈를 타고 남미를 일주하는 27박29일 상품을 선보였다. 이과수폭포·마추픽추 등 비경을 탐험한다. 1690만원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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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와이 와이키키 해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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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양보라 기자 bora@joongang.co.kr
사진=각 여행사, 관광청, 중앙포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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