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서 6700억원 선박 계약 ‘수주 숨통’ 튼 대우조선해양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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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국내 조선업계가 ‘수주 절벽’에 직면한 상황에서 대우조선해양이 올 들어 국내 조선업계 최대 규모의 계약을 따냈다. 추가 옵션 실행 시 최대 조(兆)단위 매출까지 기대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은 “그리스 마란가스·마란탱커스로부터 각각 2척의 대형 액화천연가스(LNG)선과 초대형원유운반선(VLCC)을 수주했다”고 9일 밝혔다. 총 4척의 선박 계약 규모는 약 5억8000만달러(약 6700억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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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약 조건도 나쁘지 않은 것으로 알려진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인 클라크슨에 따르면, 대우조선이 수주한 것과 유사한 선박 4척의 시세는 5억9000만달러(약 6800억원) 안팎이다. 이번 계약엔 수주한 것과 동일한 선박을 추가로 주문할 수 있는 옵션 조항도 포함됐다. 발주사가 옵션을 쓰면 최대 계약 규모는 11억6000만달러(약 1조3500억원)로 상승한다. 통상 시황·물동량이 좋아질 경우 발주사는 추가 옵션을 실행하는 게 유리하다.

대형 LNG선 포함 총 4척 수주
추가 옵션 실행 땐 조단위 매출

마란가스에 인도할 LNG선은 대우조선이 독자 특허를 받은 연료분사장치를 적용한 천연가스추진엔진(ME-GI엔진)을 탑재한다. 기존 선박용 디젤 엔진(DFDE엔진) 대비 연료 효율이 30% 가량 우수하면서도 대기오염물질을 30% 가량 덜 배출하는 엔진이다. 이번에 선박을 발주한 마란가스와 마란탱커스는 모두 그리스 안젤리쿠시스 그룹 계열사다. 1994년부터 지금까지 안젤리쿠시스 그룹은 대우조선해양에 총 88척의 선박을 발주했다.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은 “수주 물꼬를 튼 만큼 경영 정상화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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