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유료 앱 개발자 몫 85%로 늘린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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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이 앱의 수수료로 개발자 몫을 더 늘리고 앱 승인절차 속도를 높일 계획을 발표했다. 개발자들과 사용자들이 애플 앱스토어를 계속 이용하도록 인센티브를 제공하기 위해서다.

애플은 8일(현지시간) 앱 개발자들에 대한 수익 배분을 늘리고 광고를 삽입하는 등의 내용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앱스토어 운영방식을 공개했다. 애플은 이날 사용자가 정기적으로 사용료를 내는 ‘구독 방식’의 유료 서비스 앱 개발자들에게 돌아가는 수익 배분 비율을 70%에서 85%로 오는 13일부터 상향 조정한다고 밝혔다. 1회성 구매가 아닌 1년 이상의 유료 구독에 대해 첫해에는 기존의 수익 배분을 유지한 뒤 다음해부터 새로운 비율을 적용한다.

올해 가을부터는 모든 앱 개발자들이 유료 구독 방식 앱을 쓸 수 있도록 했다. 지금까지 애플은 애플 뮤직 등 자체 서비스와 잡지·신문·영상 등 일부 서비스에 한해 구독료를 청구할 수 있었다.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한 데 따른 손실은 앱스토어에 검색광고를 도입해 보충할 계획이다. 구글의 검색광고처럼 더 많은 노출을 바라는 앱 개발자들이 앱스토어 검색결과의 상단에 배치되는 광고를 살 수 있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시장조사기관 포레스터리서치의 줄리아 애스크 애널리스트는 “검색은 앱을 찾기 위한 유일한 방법이기 때문에 모바일검색의 시장성은 충분해보인다”라고 말했다.

앱 승인과 리뷰, 업데이트 주기도 빨라진다. 앱의 심의 과정이 오래 걸린다는 불만에 대해서도 대책을 제시한 것이다. 애플은 1주일 이상 걸리던 심의 절차를 현재 24시간 내로 단축했다고 밝혔다. 기존에는 개발자들이 앱 스토어에 앱을 게재하려면 최소 7일에서 10일간 승인 절차를 기다려야했다.

이번 조치는 다음주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릴 애플의 연례 개발자 컨퍼런스(WWDC)를 앞두고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앱 개발자들 사이에서 불만이 높아가고 있는 것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된다”라고 보도했다. 현재 킹과 슈퍼셀 같은 덩치 큰 개발자들은 150만 개에 달하는 앱을 출시해 앱스토어를 주도하고 있어 영세 개발자들은 이용자 확보와 지속적인 수익 창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마케팅 담당 수석 부사장인 필 실러는 “밤낮없이 일하는 앱 개발자들에게 더 많은 보상이 주어져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이번 시도가 앱스토어에 활력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유료 구독을 통해 장기적으로 고객을 유지하고 주기적으로 앱을 업데이트 하는 개발자들에게 더 큰 수익을 보장해준다는 의미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2008년 앱스토어 탄생 이후 가장 획기적인 변화”라며 “중화권 성적 부진으로 13년만에 처음으로 올 1분기 매출이 줄어들었고 아이폰 판매 증가세 둔화, 주가 하락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애플이 앱스토어 생태계 개편에 승부수를 띄웠다”고 전했다.

IT 컨설팅업체 잭도우 리서치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잔 도슨은 “앱 개발자들에게 후한 조건으로 수익 배분 비율을 조정함에 따라 앱스토어를 더욱 매력적으로 만들었다”며 “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은 수익 창출을 고심해온 많은 개발자들의 숨통이 트이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채연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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