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억대 사기극 벌인 40대 여성…수법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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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권의 큰손을 알고 있는 것처럼 속여 100억원대 사기극을 벌인 40대 여성이 구속됐다.

경남 통영경찰서는 9일 한국은행 총재 등 금융권 인사와 친분이 있는 것처럼 속여 100억여 원을 가로챈 혐의(특경법상 사기)로 A씨(49·여)를 구속했다. A씨는 2009년부터 최근까지 “은행권 상위 1%의 VIP 고객들만 아는 미국 금융투자 상품이 있는데 여기에 투자하면 월 5%의 고수익을 보장한다”며 11명으로부터 4000만원에서 50억원까지 모두 100억8200만원을 받아 챙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 조사 결과 A씨는 2008년에 비슷한 수법으로 경기도 군포에서 3000만원의 사기극을 벌이다 경찰 수배를 받자 통영으로 도망쳤다. 이 과정에 얼굴 성형 수술 등으로 외모를 바꿨다. 핸드폰 등 모든 명의는 동거남 앞으로 해 추적을 피했다.

이후 통영에서 학원 강사를 하며 고가의 명품 가방 등을 지인들에게 선물하며 환심을 산 뒤 이런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드러났다. 또 자신을 명문대 출신으로 한국은행 총재 등 금융권 유명인사와 잘 아는 사이라고 소개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A씨는 피해자에게서 가로챈 돈을 아파트 구입, 레스토랑 임대료, 고가 차량 구입 등에 사용한 것으로 조사됐다.

통영=위성욱 기자 we@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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