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궈훙 “평화협정·북핵 동시에 풀어야”김종인 “중국, 북핵 해결 실질적 노력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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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종인 더불어민주당 비대위 대표(왼쪽)가 7일 추궈훙 주한 중국대사를 만나 “북한 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더 실질적인 노력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사진 박종근 기자]

추궈훙(邱國洪) 주한 중국대사가 7일 더불어민주당 김종인 비상대책위원회 대표와의 비공개 회동에서 “북·미 평화협정과 북핵 해결이라는 두 가지 문제를 동시에 한 테이블 위에 올려놓고 풀어나가는 지혜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넉달 만에 회동, 사드는 언급 안해

더민주 초청으로 국회에서 김 대표와 면담한 추 대사는 “(중국은)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 제재에 인식을 같이하고 있고 유엔 결의안을 성실하게 이행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고 더민주 박광온 대변인이 전했다. 추 대사는 북·미 평화협정과 북핵 해결의 ‘병행 추진’이라는 표현을 썼다고 박 대변인은 소개했다.

이에 김 대표는 “대북제재에 중국이 동참하고 있다지만 중국과 북한 간의 경제교류가 이어지고 있어서 지금까지 북한에 실효적인 압박이 되지 못하는 것 같다”며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이 더욱더 실질적으로 노력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중국이) 북한 편을 들어서는 (북핵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니 6자회담 당사자로서 중국이 대화의 가능성을 열어줬으면 한다”고 요청했다.

추 대사는 “중국 정부는 북한 핵 개발에 단호하게 반대하고 있다. 왜냐하면 지역의 평화와 안정에 도움이 안 되고 북한 자신의 발전에도 도움이 되지 않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추 대사는 “중국은 여전히 6자회담이 북핵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다자의 무대라고 생각한다”며 “앞으로도 6자회담 재개를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는 “지난 20여 년 동안 북한 비핵화 문제를 6자회담의 틀에서 대화를 통해 해결하려고 노력해왔지만 최근까지 아무런 성과를 보이지 못했다”며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의 대북제재 수위는 점점 높아짐에도 북한 비핵화는 진척을 보이지 못하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이어 “중국이 다른 해결 방법을 찾아낼 수 있을지 모색해 달라”고 주문했다.

이날 면담에선 미국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의 한국 배치 문제나 북한 이수용 노동당 부위원장과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의 면담, 연평도 중국 어선 나포 문제에 관한 대화는 없었다고 박 대변인이 전했다. 추 대사는 김 대표에게 “앞으로는 발언을 신중하게 해야겠다”는 말도 했다고 한다. 추 대사는 지난 2월 말 김 대표를 예방하면서 “(사드 문제가) 중국의 안보 이익을 훼손한다면 한·중 양국 관계는 순식간에 파괴될 수 있다”고 말해 논란을 불렀다. 김 대표는 추 대사에 이어 6자회담 당사국인 미국·일본·러시아 대사와의 회동을 추진 중이다.

글=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사진=박종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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