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신3사, 기지국 새단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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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2면

난지도 쓰레기매립장을 공원으로 조성한 하늘공원(서울 마포구 상암동)에도 무선기지국이 있다.

SK텔레콤.KTF.LG텔레콤 등 국내 이동통신 3사가 지난해 8월 공동으로 설치한 것이다. 하지만 기지국 하면 철탑에 안테나만을 연상하는 사람이라면 하늘공원에서 기지국을 여간해선 찾기 힘들다.

소나무와 거의 흡사하게 만든 무선기지국이기 때문이다. 꼭대기에 안테나만 없다면 소나무로 착각할 정도로 감쪽같다.

이동통신사가 설치한 무선기지국이 환경친화형으로 바뀌고 있다. 업체들이 투자비 절약을 위해 기지국을 공동으로 건설하면서 주민들의 거부감을 없애고 부근 미관도 해치지 않기 위해서다.

게다가 안테나 하면 전자파를 연상해 철거하라는 등의 민원을 제기하는 인근 주민들의 불만을 줄일 수도 있다.

특히 SK텔레콤은 지난해 10월 한라산 1천7백m 부근에 1억여원을 들여 기지국을 건설하면서 바람개비를 닮은 기지국을 설치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풍력을 이용해 기지국에 전력을 공급하는 이 기지국은 한라산 등반을 하다 조난을 당한 등산객들이 휴대전화를 사용해 곧바로 신고를 할 수 있도록 해 환경친화적이면서도 안전을 고려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현재는 KTF와 LG텔레콤도 고객들의 안전을 위해 이 기지국을 이용하고 있다.

현재 국내에 있는 5만5천여곳의 무선 기지국중 4천여곳은 이미 환경친화적 모습으로 바뀌었다. 내년에는 6천여곳을 넘을 전망이다.

환경친화 기지국 모습도 장소에 따라 각양각색이다. 나무가 많은 공원이나 들판 부근엔 소나무나 덤불.정원수 등 나무형이 가장 많고 길거리엔 폴이나 전주.가로등을 닮은 기지국이 주류를 이룬다.

또 부산과 같은 항구 주변에는 등대형으로 위장해 미관을 저해하지 않는다. 골프장 부근에 골프장 펜스와 똑같이 기지국을 설치, 주민들이 알아채지 못할 정도다.

정보통신부 전파감리과 김판열 주사는 "기지국이 환경친화적으로 바뀌면 전자파와 관련된 주민 민원을 줄일 수 있고 미관에도 좋기 때문에 통신회사들이 기지국을 환경친화형으로 바꾸도록 행정지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정통부는 내년에는 아예 서울지역 건물 옥상에 설치돼 도시 미관을 해치는 1만6천여 안테나중 환경친화형으로 바뀐 1천5백곳을 제외한 나머지도 모두 미관을 고려해 개조하도록 할 방침이다. 업체들의 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정부가 비용의 일정 부분을 보조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최형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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