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국방장관 "북핵 CVID로 해결, 대북제재 협력하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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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y colleague it’s wonderful to see you again.(친구, 다시 만나 반가워요.)"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은 한민구 국방장관을 '친구'(동료)라고 표현했다. 4일 15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 기간중 진행한 한미 국방장관회담에서다.

국방부 당국자는 "카터 장관은 본회의 연설을 마치자 마자 한국과 양자회담을 진행했다"며 "한미 동맹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양국 국방장관은 이날 오전 10시 30분(현지시간) 샹그리라 호텔 미국 회의장에서 만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등에 대한 대응방안을 논의했다. 한미 국방장관회담은 지난해 11월 서울에서 열린 한미 연례안보협의회(SCM) 이후 7개월 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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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구 국방부 장관과 애슈턴 카터 미 국방장관이 15차 아시아안보회의(샹그릴라 대화)가 열리고 있는 싱가포르 샹그릴라 호텔에서 4일 만나 한미 국방장관회담을 했다. 회담에서 앞서 양 장관이 인사를 나눈뒤 카터장관이 회담장으로 안내하고 있다. [사진 국방부]

이 자리에서 양 장관은 "북한이 올 들어 4차 핵실험과 미사일 발사를 강행한 것은 다수의 유엔 안보리 결의를 명백히 위반했다"며 "핵 프로그램을 완전하고, 검증 가능하며, 불가역적인 방법(CVID)으로 포기해야 한다"고 뜻을 모았다.

특히 양장관은 "유엔 안보리 결의 2270호를 완전하고 효과적으로 이행하는게 중요하다"며 "국제사회가 대북 제재를 더욱 효과적으로 이행할 수 있도록 긴밀한 협력을 지속해 나가자"고 했다.

유엔결의 2270호는 북한의 4차 핵시험(1월 6일)과 장거리 로켓(미사일) 발사(2월 7일)에 대해 국제사회가 강력한 대북제재를 가하기로 한 결의안이다.

이날 회담에서 카터 장관은 최근 북한의 핵 능력이 강화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미국은 모든 범주의 군사적 능력을 활용해 대한민국에 대한 확장억제를 지속 제공하겠다"고 약속했다.

양 장관은 또 이날 회담에서 ▶한·미·일 3자 협력 증진 ▶해양 안보 증진 ▶테러 및 폭력적 극단주의 대응에 기여하기 위한 노력들을 포함해 상호 관심을 기울이고 있는 지역 및 범세계적 안보도전에 대해 긴밀한 안보협력을 지속해 나가기로 했다.

이와 함께 역내 평화와 안정의 핵심축인 한미동맹이 흔들림 없이 공고함을 평가하고, 한미동맹을 공통의 가치와 이해에 기반한 포괄적이고 범세계적인 동맹을 발전시켜 나간다는 공동의 공약을 강조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날 회담에선 관심을 모았던 주한미군의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와 관련한 논의는 없었다고 국방부 당국자가 전했다. 카터 장관은 지난 2일(현지시간) 자신의 싱가포르로 향하는 자신의 전용기에서 "한민구 장관을 만나 사드 문제를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했고, 그를 수행하는 미 국방부 고위 당국자가 "한미실무협의단이 곧(soon) 협의 결과를 발표할 것"이라고 밝혀 관심을 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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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한 장관은 이날 오후 본회의에서 '불확실한 시기에 국방정책 결정'으로 연설한 뒤, 나카타니 겐(中谷元) 일본 방위상과 한일 장관회담을 할 예정이다. 이어 한미일 국방장관 회담과 쑨젠궈(孫建國) 중국 부총참모장(상장)과 한중회담도 계획돼 있다.

아시아안보회의는 아ㆍ태지역과 유럽지역의 국방부 장관과 고위관료, 민간 안보전문가 등이 참가하는 1.5트랙 회의체로 올해엔 35개국 국방장관과 대표단이 참석했다.

싱가포르=정용수 기자 nky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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