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호영씨<43.중소이산가족회 이사장>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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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일제의 압제로부터 해방된지 4O년. 그간 해마다 모임을 갖고 부모 형제를 찾아보겠다고 5백만 중소이산가족들이 통한의 소리를 외치기 시작한지 16년이 지났다.
8월15일은 온국민이 광복을 경축하는 날이건만 벌써 40여년을 부모 형체와 떨어져있을수 밖에 없는 우리들은 광복의 기쁨올 나누기 이전에 이산의 아픔이 앞선다.
현재 이국땅에서 고향을 그리는 이산교포들은 약3백50만명에 이른다. 중공에 2백만명,소련에 50만명, 그리고 다른 공산권 국가에 1백만명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중에서도 특히 이산의 아픔을 뼈저리게 느끼고있는 사람들은 사할린 동포들이다.
이들은 일제에 의해 강제징용된뒤 사할린에 억류된 것이다.현재 징용당사자중 생존자는 4만여명.
15만명에 이르는 징용자중 일부는 일본인처와 함께 빠져나올수 있었으나 많은 사람들은 이국에 뼈를묻었다.
일본정부는 제2차 세계대전후 사할린거주 일본인들의 본국송환을 실현시겼지만 한국인들은 종전과 더불어 일본국적을 상실했다는 이유로 방치해 버렸다.
사할린 동포들은 현재 평균 72세로 한달이면 10여명씩 사망했다는 연락을 받는다.지난 76년 7천여명이던 송환희망자가 지금은3천여명으로 줄어든 것도 이때문이다
내가 9세때인 지난 42년 아버지가 논일을 하다가 강제로 끌려가셨다.70년대 해방기운을 타고 사할린에 계신 아버지와 서신연락이 가능해져 편지를 게속해왔다.83년 초청케이스로 모국을 방문하려다 끝내 뜻을 이루지 못한채 숨을 거두셨다.
그동안 중소이산가족회를 중심으로 송환노력올 별여왔으나 우리의 노력은 일반의 관심속에서 사라진채 결실을 맺지못하고 있다.
현재 사할린에 있는 이산가족들은 생사를 확인하고 서신교환까지는 가능하다.그러나아직도 이산의 아픔을 근본적으로 씻어줄 상봉의 기회는 오지않고 있다.
고국의 땅을 밟고 싶다는 이산교포의 애절한 소망을 실현할수 있도록 일반의 관심과함께 당국과 일본정부는 좀더 적극적인노력을 기울여 주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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