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측근 "한미FTA로 무역적자 240% 증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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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공화당의 대선 후보로 사실상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가 부통령 후보군에 포함시킨 제프 세션스 상원의원(앨러배마주)이 지난달 31일(현지시간)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을 비판했다. 트럼프의 외교안보 자문을 맡고 있는 왈리드 파레스도 본지 인터뷰에서 한ㆍ미 FTA의 일부 분야에 대한 재협상을 밝힌 바 있어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통상 분야의 압박이 심각해질 가능성을 예고하고 있다.

세션스 의원은 이날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내가 지지했던 무역협정에 대해 트럼프는 효과가 없었다고 밝혔는데 트럼프가 옳았다”며 한ㆍ미 FTA를 문제 삼았다. 세션스 의원은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2011년 한ㆍ미 FTA에 서명할 때 매년 100억 달러(11조 9000억원)씩 수출이 늘어날 것이라고 밝혔다”며 “한ㆍ미 FTA로 미국 내 일자리를 만들고 있기는 하다”고 언급했다.

세션스 의원은 “그러나 2015년의 경우 한국으로의 수출은 1억 달러 늘어난 반면 수입은 120억 달러가 늘었다”며 “무역적자가 240% 증가했다”고 주장했다. 세션스 의원은 “2000년에 나는 중국과의 무역협정에 찬성표를 던졌는데 결과는 (한국에서와) 같았다”며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 반대할 것”이라고 단언했다.

세션스 의원은 공화당 의원 중에선 지난 2월 가장 먼저 트럼프 지지를 선언하며 캠프 내에서 위상을 굳혔다. 트럼프는 이날 “세션스 의원은 환상적"이라며 "(부통령 후보로) 내가 고려하는 이들에 해당된다”고 밝혀 러닝메이트로 염두에 두고 있음을 공개했다.

세션스 의원은 당초 한ㆍ미FTA를 찬성했다가 비판론자로 바뀐 대표적 정치인이다. 그의 지역구인 앨라배마주 몽고메리시에 현대자동차 공장이 있는 데도 한ㆍ미FTA를 공개 비판해 왔다. 앞서 지난달 26일 파레스도 “어떤 분야를 놓고 재협상을 할지 지금 예단하기는 어렵다”면서도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양국 정부 간에 수개월에 걸친 입장 교환이 있을 것”이라고 밝혀 한ㆍ미FTA 재협상을 기정 사실화했다.

워싱턴=채병건 특파원 mfemc@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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