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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창조경제 하려면 1학생 1창업 1특허 실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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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 인터뷰

by 박재원

“대한민국의 미래, 과학두뇌가 희망이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외워서 시험지에 옮기는 시험의 시대는 가라. 대한민국이 선진국으로 나아가려면 문과, 이과 다 없애고 과학입국을 해야 한다. 창조경제를 위해 1학생 1창업 1특허를 실천해야 한다.”

다소 엉뚱하게 느껴질지도 모르는 이런 발상의 주인공은 바로 이상희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 이사장(78)이다. 이상희 이사장은 과학기술처 장관과 11·12·15·16대 4선 국회의원을 지낸 정치인이며, 국가과학기술자문회의 위원장, 변리사협회 회장, 국립 과천과학관장 등을 역임했다.

한창 볕이 따가운 5월, 서울 대치동 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에서 이상희 이사장을 만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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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녹색삶지식경제연구원’은 어떤 일을 하나요.
“식물의 엽록소는 공기중의 탄소, 하늘의 태양빛, 땅속의 물을 모아 탄소동화작용을 통해 탄수화물을 만들어내는데, 이는 무에서 유를 만드는 과정입니다. ‘녹색삶’이란 협동을 통해 창조, 자립하여 사는 삶이라는 철학을 바탕으로 설립했어요. 바다해양개발촉진법, 항공우주산업육성법, 대체에너지개발촉진법, 영재교육촉진법, 이러닝(E-learning) 교육법 등 우리나라 근간이 되는 법을 만드는 일을 하고 있습니다. 또한, 재해지역 주민들을 지원할 수 있도록 소형원자력 발전소 건설도 추진하고 있고요.”

-이사장님의 책을 보면 '과학 두뇌가 희망'이라는 내용이 있습니다. 과학 두뇌는 어떻게 형성될까요.
“과학적 사고를 한다는 것은 항상 미래지향적 발전적 창조적 사고를 한다는 것입니다. 이 세상의 모든 것은 과학에서 시작되며 과학과 연결되어 있습니다. 고교 시절에 투병 생활을 한 뒤 약대에 진학했어요. 약학은 인간에게 건강을 줄 수 있고, 건강 역시 과학적 사고로 접근해야 한다는 깨달음을 얻어 과학의 중요성을 강조하게 되었죠. 과학적 사고를 통해 성장한 인재가 있어야 선진국으로 도약, 유지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저와 같은 문과생들은 어떤 식으로 과학적 사고에 접근해야 할까요.
“예전에 미국의 프린스턴 대학 총장과 만난 적이 있는데, 그는 한국의 문과, 이과를 나누는 교육방식이 이해가 안 된다고 했습니다. 저 역시 법학, 철학, 경영학 등 모든 분야가 과학과 연관되어 있기에 과학과 인문, 사회와 같은 학문을 따로 생각하는 것은 모순이라고 생각합니다. 이종학문간 융합을 해야 더욱 발전할 수 있습니다. 과학은 이성이고 인문은 감성입니다. 어떤 직업을 갖든, 자연이 그 자체로 창조적이기 때문에 과학과 인문을 융합하여 진행해야 합니다. 문과, 이과를 논하기 앞서 지금의 교육은 학생들의 창의력을 길러주지 못하고 암기력만을 기르는 시험 방식을 채택하고 있죠. 이제는 기억력 중심의 학습에서 벗어나 창의적 사고에 힘을 쏟아야 할 때입니다.”

'과학 두뇌가 희망'이라 말하는 이상희 전 과기부 장관. 그는 전공에 관계없이 학문의 융합이 필요하다 말했다. [사진=중앙포토]

-하지만 현행 입시 제도에서 창의적 사고만을 중시하기엔 어려움이 많습니다. 그렇다면 교육시스템 자체가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요.
“네, 그렇죠. 대학이 바뀌어야 나라가 발전할 수 있습니다. 교과서에 나오는 내용을 외워서 시험지에 옮기는 중간고사, 기말고사는 없어져야 합니다. 인간은 사회적 동물입니다. 혼자보다는 그룹으로 모여 학습동아리, 연구동아리, 정보동아리, 창업동아리 등을 만들어 다양한 학과의 학생들과 토론을 하고, 교수님께 자문을 구하는 교육이어야 합니다. 동아리를 통해 창업을 하면 이를 학점이수로 인정해야 합니다. 즉, 대학이 창업을 지원해 주는 시장경제 도입이 필요합니다. 이것이 제가 강조하는 ‘1학생 1창업 1특허’이기도 한데, 한 사람만의 창업과 특허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공동으로 진행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서로의 이질적인 사고가 만나 발명이 이루어져야 합니다.”

-아직까지 과학분야에서 한국인 노벨상 수상자가 없는데요.
“노벨상은 창의적인 자율성에서 나옵니다. 이에 반해 한국은 획일적이고 정형화된 사고의 교육을 받고, 눈앞의 돈 버는 일에만 급급하고 있습니다. 자유롭게, 꾸준히 연구할 수 있도록 제도를 개선하고 환경을 만들어 주어야 합니다.”

-앞으로 한국이 주력해야 할 과학기술에는 무엇이 있을까요.
“반도체 기술을 이용한 핸드폰 주력 사업은 벌써 중국기업에 따라 잡히고 있습니다. 이제는 바이오 산업에 주력해야 합니다. 바이오 산업은 연구와 발전에 오랜 시간이 걸려서 IT처럼 중국에서 쉽게 따라오지 못하는, 그리고 우리나라가 주도할 수 있는 산업입니다. 중국이 우리의 몸통이 되고, 우리가 머리가 되어 두뇌 생산성이 경쟁력인 시대를 겪어내야 합니다.”

-중국이 우리의 몸통이 되고 우리가 머리가 된다는 것이 정확히 어떤 것인가요.
“중국의 13억 인구가 우리의 몸통이 되고, 우리나라가 바이오 산업과 문화예술산업이라는 두뇌 생산성을 통해 머리가 되는 것이죠. 지식산업으로 갈 주류 산업은 바이오 산업으로 가야 하는데, 중국은 13억 소비 시장이 있지만 바이오 산업을 따라오기엔 힘들고, ‘강남스타일’, ‘태양의 후예’ 등 무에서 유를 만드는 창조적 문화예술산업 면에서도 우리나라가 압도합니다. 시행착오는 겪겠지만 앞으로 이와 같이 우리나라와 중국은 보완적 관계가 되어야 합니다."

-많은 직함을 갖고 계신데, 그 동안 해오신 일 중 가장 보람되고 기억에 남는 일은 무엇인가요.
“인생에는 성장곡선과 쇠퇴곡선이 있는데, 45세를 정점으로 그 이전이 성장곡선, 그 이후가 쇠퇴곡선이라 생각합니다. 따라서, 쇠퇴곡선으로 접어들면 젊은 사람과 자주 대화하면서 거꾸로 배워야 합니다. 제 경우 이 때에 국립 과천과학관 관장을 맡았는데, 나라의 미래가 어린이들에게 있다는 신념으로 한국우주소년단을 창단했습니다. 그 연장선상에서 미래 노벨상 후보 발굴과 창조적 인재 양성 프로젝트인 ‘레오나르도 다빈치 감동발상대회’를 5년 전부터 매년 개최하고 있습니다. 아이들의 창의력을 키워주는 데 도움을 준 것이 가장 보람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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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상희 전 과기부장관이 과학 꿈나무를 기르겠다는 취지로 89년 창단한 한국우주소년단. [사진=한국우주소년단 홈페이지]

-이미 많은 것을 이루었지만, 최종적인 꿈은 무엇인가요.
“내가 가지고 있는 꿈을 모든 청소년들에게 전수하여 이들이 나와 같은 꿈을 가지도록 하는 것입니다. 즉 나의 아바타를 무수히 만드는 것이죠. 이렇게 되면, 제가 갖고 있는 사고가 세월이 지나도 사라지지 않고 계속해서 전해질 수 있을 것입니다.”

이상희 이사장은 “젊은이는, 머리에는 창의와 개발을 장착하고, 가슴에는 열정과 신의를 가지고, 손발로는 긍정과 도전을 실천해야 한다”며 인터뷰의 마지막까지 젊은이들에 대한 애정을 보여주었다.

글·사진=박재원(대일외고 2) TONG청소년기자, 청소년사회문제연구소 대일외고지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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