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일-소 북태평양비행 민항기 안전 위해 긴급통신망 설치 합의 | 루트이탈 서로확인&&앵커리지-동경-하바로브스크 연결 | 캄차카의 소 방송국 이용검토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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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4면

【동경=최철주 특파원】일본외무성은 30일 하오 북태평양을 비행하는 민간항공기의 안전을 위해 미·일·소 3개국이 긴급통신망을 설치하기로 합의했으며 이러한 내용을 담은 양해각서를 교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각서의 주요내용은 ⓛ미 앵커리지와 동경 및 소련의 하바로프스크에 있는 항공관제센터를 잇는 통신망을 설치한다 ②캄차카반도의 페트로 파브로프스크·캄차츠키에 있는 방송국을 항공무선 표지로 이용할 것을 검토한다는 것 등이다.
지난 83년 9월 KAL기 격추사건의 재발을 막기 위해 미·일·소 등 3개국 실무자들이 3차례에 걸쳐 만나 협의한 이 내용은 30일 이들 3개국 수도에서 동시에 발표되었다.
3개국 회의에서 KAL기가 비행하는 R-20루트가 소련영공에 근접하고 있어 이 항로의 안전성이 면밀히 검토된 것으로 알려졌다.
북태평양에 있는 3개국 항공통신체제가 갖추어지면 비행코스에서 벗어난 여객기에 대해 서로 긴급히 연락, 착오여부를 상호확인 할 수 있어 안전성이 매우 높아질 것으로 기대된다.
캄차카반도 남쪽의 소련방송국을 무선표지로 사용하는 것은 비행중의 민간항공기가 이 방송국에서 발신하는 중파를 잡아 자기위치를 확인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한 것이다.
미·일·소등 3개국은 앞으로 이번 협의내용을 담은 각서를 교환하고 통신망이나 수선표지 설치에 관한 구체적인 방법도 논의해야 하는 절차가 남아있다.
KAL기 격추사건의 책임을 지고있는 소련이 북태평양을 비행하는 민간항공기의 안전에 적극성을 띠고 있는 것은 이 지역에서 미소간의 군사적 긴장을 완화시키려는 「고르바초프」 소련서기장의 외교포진의 하나로 평가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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