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레터] 낡아 버린 수식어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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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00만 서울’이란 말이 사라질 판입니다. 통계청에 따르면 4월 기준 서울 인구는 1000만2979명입니다. 4월 한 달간 1만여 명이 줄었습니다. 통계의 시차를 감안하면 현재 서울 인구는 1000만명 미만일 가능성이 큽니다. ‘1000만’이 낡은 수식어가 된 건, 집값과 전월세 부담에 서울에서 경기도로 이사한 사람이 많기 때문입니다. 저출산을 감안하면 서울 인구가 다시 늘긴 어렵습니다. 씁쓸한 인구 곡선입니다.

‘반반(半半)’도 사라질 판입니다. 반반은 박지원 국민의당 원내대표가 반기문 유엔 사무총장에 붙여준 별칭입니다.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는 태도를 빗댄 것입니다. 오죽하면 외국 언론이 ‘기름 장어’라고 부르겠습니까. 그런 반 총장의 25일 발언이 하루종일 얘깃거리였습니다.

“한국 시민으로 어떤 일을 해야 할지 고심해 결심하겠다”는 말은 ‘한국에서 정치 활동을 하겠다’는 뜻으로 들립니다. “미국 대선 후보들도 70세, 76세다”는 발언에선 강력한 출마 의지가 읽힙니다. 6일간 한국에 머물 반 총장이 ‘반반’ 대신 어떤 수식어를 달고 비행기를 탈 지 궁금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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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는 26일 경복궁 서쪽 지역(서촌)에 대한 도시계획 기준을 새로 만들었습니다. 프랜차이즈 빵집과 식당 등은 앞으로 서촌에 새로 점포를 낼 수 없습니다. 주택가에선 프랜차이즈가 아닌 카페의 신규 영업도 제한됩니다. 서울의 옛 정취가 남아 있는 서촌이 카페촌이 되는 걸 막겠다는 의지입니다. 이미 문제가 많지만 '한옥 마을'이란 수식어가 더 낡기 전에 나온 결정이라 다행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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