구조조정 본격화에 소비자 심리도 꺾여…실물경제 여파 우려에 금리 인하론 힘받나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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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 구조조정이 본격화되며 소비자의 경제 심리 회복세가 한풀 꺾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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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26일 발표한 ‘2016년 5월 소비자동향조사’에 따르면 5월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9로 전달보다 2포인트 하락했다. 이 지수는 3,4월에 올랐다가 석달 만에 하락세로 돌아섰다. 소비자심리지수가 기준선인 100을 밑도는 건 소비자들의 경제 상황 인식이 비관적이라는 뜻이다.

주성제 한은 통계조사팀 과장은 “조선ㆍ해운업에 대한 구조조정이 부각되면서 소비자들의 경기 인식을 악화시켰다”고 설명했다. 6개월 전과 비교한 현재 경기 인식을 보여주는 현재경기판단지수는 5월에 70으로 전달보다 4포인트 떨어졌다. 6개월후 경기에 대한 전망을 보여주는 향후경기전망지수도 80으로 6포인트 하락했다.

회복세를 보이던 경기 심리가 다시 주저앉으며 내수 등 실물경제에도 구조조정 여파가 본격화되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특히 고용시장에 충격을 줄 가능성이 크다. 실제 5월 취업기회전망지수는 74로 전달보다 8포인트나 떨어졌다. 금융위기 영향을 받았던 2009년 3월(55)이후 7년2개월 만에 가장 낮다. 구조조정 진행에 따른 대량 실업 발생 우려가 반영된 것이다.

이에 구조조정 충격 완충을 위해 기준금리를 인하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제기된다. 국책연구기관인 한국개발연구원(KDI)이 금리 인하론에 불을 지폈다. KDI는 24일 올해 한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3.0%에서 2.6%로 낮췄다. 그러면서 재정의 적극적인 역할과 함께 한은에 추가 기준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 겸 금융경제연구부장은 “6개월 전과 비교해 경기 상황은 안 좋아진 반면 금리를 내렸을 때 나타날 수 있는 부작용은 줄어들었다”며 “지금 금리를 내리면 경기 하방 압력을 완충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주열 한은 총재도 지난 13일 금융통화위원회 이후 간담회에서 “향후 구조조정 과정에서 파급되는 실물경제, 금융시장의 영향은 금리를 결정할 때 고려 대상이 된다”고 말해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뒀다. 다만 6월에 미 연방준비제도(Fed)의 추가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이 불거진 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미국이 금리를 올리면 한미 양국의 금리 격차가 줄어든어 국내에 투자한 외국 자본의 이탈이 확대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남현 기자 ha.namhyu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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