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 명대사] 마스터 국수의 신 "흉내 내고 모조리 훔쳐버렸거든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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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드라마 마스터 국수의 신 홈페이지]

 

흉내 내고 모조리 훔쳐버렸거든요.
그리고 그것을 바탕으로 나만의 것을 창조해낸 것입니다."

서스펜스 복수극 '마스터 국수의 신'(KBS)
김길도(조재현)가 TV토크쇼에 나와 자신의 인생관을 밝히는 대사

국내 최고의 음식점 궁락원 국수장인 김길도는 완벽하게 이중적이다. 엄마의 가출, 아버지의 학대, 모진 매질과 술주정. 어린 길도는 아버지를 죽여버린다. 죄책감은 없었다. 타고난 대범함과 빠른 상황 판단력, 위장과 변모에 능수능란한 그는 자신의 운명을 바꾸기 위해 남의 운명을 송두리째 훔쳤다.

하정태는 국수에 미친 사람. 최고의 국수를 만들기 위해 산속에 혼자 들어가 살았다. 외로웠다. 그때 살인자로 지명 수배된 길도가 찾아든 것이다. 정태는 길도에게 의지했고, 길도는 정태를 이용했다. 오래 가지 않아 길도는 정태를 죽이고 하정태가 되었다.

정태의 비법으로 마산 최고의 국수집 사위가 되고 대면장의 위치에까지 올랐지만 길도의 욕망은 멈추지 않았다. 세상 모든 부와 권력을 쥐고 싶었다. 자신을 방해하는 어떤 것도 용납하지 않았다. 사람들 앞에서는 정태였지만, 뒤돌아서면 길도가 되었다. 그런 그의 인터뷰는 대단한 신지식인처럼 포장되었지만 사실 온통 도둑질로 살아온 파렴치한 자신의 인생 고백이었다.

공희정 (드라마 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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