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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 사진관] 인간 VS 로봇의 피아노 대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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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과 로봇이 16일 성남아트센터에서 피아노 연주로 한판 대결을 벌였다.

이번 '인간vs 로봇 피아노 배틀'은 성남문화재단(대표이사 정은숙)이 초등학교 6학년 8800여 명을 대상으로 아이들의 호기심과 상상력을 키우기 위해 마련한 특별 무대다.

토크 콘서트 형식으로 진행되는 이번 연주회는 20일까지 닷새간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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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계 대표로 나선 피아니스트는 이탈리아 출신 '로베르토 프로세다'이다.

로베르토는 4살 때부터 피아노 연주를 시작해 현재 이탈리아 대표 피아니스트로 활동하고 있다.

그는 자유로운 연주와 다채로운 음색으로 깊은 감정과 내적 고찰을 전달하는 데 탁월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그는 런던필하모닉, 모스크바국립필하모닉, 라이프치히 게반트하우스 오케스트라 등과 정기적으로 협연하며 활발한 음반작업도 계속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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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계 대표 피아니스트는 '테오 트로니코'다.

53개의 손가락으로 '기계악보'로 변환된 모든 피아노곡을 연주할 수 있다.
테오의 연주 능력은 무한대다. 피아노 명연주자의 원음도 그대로 재연한다.

2007년 29개 손가락으로 출발한 테오는 2012년 베를린오케스트라와 협연하기도 했다.

이번 콘서트에서는 인간과 로봇이 같은 곡을 각자 원하는 방식으로스 연주한 뒤, 상대방의 연주에 대해 평가하는 방식으로 진행했다.

로봇은 방대한 기억력과 원작곡자의 의도대로 기계적이며 정확한 연주로 ,사람은 원곡에 대한 재해석과 작곡자의 행간을 이해하는 능력으로 기량을 겨뤘다.

이번 공연을 진행한 아카디아 안미아(36)과장은 "아이들이 로봇의 연주 모습을 보며 많이 신기해 한다"며 "인간과 로봇 피아니스트의 차이점을 이해하고 공존하는 방법을 자연스럽게 깨달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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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인간vs로봇의 피아노 베틀' 결과 누가 이겼을까?

로봇 테오는 쇼팽의 '녹턴' 등 불후의 명곡들을 정형화된 음계와 박자에 맞춰 정확하고 완벽하게 연주했다.

테오는 '기계악보'가 있다면 그 어떤 명연주자의 연주 기법도 100% 재연할 수 있게 최적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기계음 한계를 넘지는 못했다.

반면 '인간계' 대표 로베르토는 인간의 감성을 이용해 적절한 리듬감과 강약을 조절하며 즉흥적으로 관객들의 공감을 불러냈다.

기계와 인간의 차이는 청중을 감동시키는 감성의 우열로 나타났다.

결국 인간은 고유의 정체성을 지킴으로써 로봇과의 경쟁에서 이겨낼 수 있지 않을까!

한편 성남문화재단은 16일부터 20일까지 닷새동안 ‘학교문화예술교육주간’으로 선포하고, 성남지역 청소년에게 성남아트센터를 전면 개방한다.

사진·글 =오종택 기자 oh.jongtae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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