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경통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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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8면

우리나라 사람에겐 신경통이 많다. 꽉 끼는 옷에 허리띠마저 졸라매고 쌀밥위주의 편식과 온돌방의 좌식생활 그리고 변화많은 기후, 술, 담배, 과로등이 그 발생을 조장시키고 있다.
신경통은 말초신경의 주행에 따라서 발작적으로 느끼는 심한 자통으로 짧지만 격렬하고, 자주 반복된다. 특정한 곳을 자극하면 자극이 아무리 작더라도 반사적으로 통증을 유발하기 때문에 진단에 도움이 된다. 그러나 간헐기에는 아무런 통증도 없다.
흔한 신경통은 안면에 오는 삼차신경통과 허리 및 다리에 오는 좌골신경통, 가슴과 등에 오는 늑간 신경통이다. 그중 삼차신경통은 신경통의 대표라고 할 정도로 흔하고 또 격렬하다. 이것은 얼굴 한쪽부분에 국한되어 나타나는데 달군 부젓가락으로 지지는듯한 심한 통증이 온다.
이런 통증발작은 수초 정도 계속되며 2, 3분을 넘기는 일은 거의 없다. 안면에서 느기는 신경통에는 그밖에도 여러 가지가 있는데 설열신경통은 음식을 삼킨다든지 말을하는 경우 잘 유발되고, 얼굴보다는 목에서부터 턱을 끼고 귀로 퍼져 올라가는 통증이 몇초동안 온다.
좌골신경통은 보통 디스크라고 하는 척추의 추간판의 탈출이나 그밖의 원인으로 좌골신경이 압박되어 생기는 수가 많다.
좌골신경은 우리몸안의 제일 낀 말초신경으로 몸 표면에 가까이 있고 가지도 많이 퍼져 있어 기계적인 압박등을 받기쉽다. 이 신경통은 다리의 뒤쪽으로 뻗치는 통증이 흔한데 발작적이라기보다는 지속적인 수가 많다. 또 디스크등 신경을 압박하는 원인이 있는 경우 다른 신경통과는 달리 좌골신경의 기능장애를 보이게된다.
늑간신경통은 가슴과 등의 늑간신경의 주행에 따라 느껴지는데 늑골이나 척수종양, 결핵, 대동맥동맥류등 잡다한 원인이 그 밑바닥에 깔려있는 수가 많다. 일반적으로 여자에게 많고 가슴 반쪽 몇 개의 늑간신경 분포 영역에 걸쳐서 찌르는듯한 짧은 통증이 갑자기 반복되며 기침등으로 악화되고 가끔 상복부로 퍼지기도 한다.
이들 신경통은 모두 중년기 이후에 많이 오는데 늑간신경통을 제외하고는 남자에서 많다. 신경통의 치료는 원인을 밝혀 이를 제거해줄수만 있다면 근치가 되지만 대부분의 경우 원인을 밝힐수도 없고 또 밝히다 하더라도 그것을 제거할수 없는 경우가 많다. 그런 경우에는 약물을 이용한 대증요법이나 통증의 외과적인 치료를 하게되는데 그 어느 경우를 막론하고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전문의의 지도를 받는 일이다.
그 이유는 때로는 신경통이 어떤 감추어진 몸안의 심각한 병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가 될뿐 아니라 아프다고 강한 진통제를 다량,장시간에 걸쳐 상용하여 약물중독이 되기 쉽기 때문이다. 진통제보다는 카바마제핀이나 디란틴등의 항경련제가 신경통 치료에 훨씬 유리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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