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심정수 3연타석 아치쇼 "방심 마, 승엽아"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01면

심정수(현대)의 여름 방망이에 단단히 불이 붙었다.

심정수는 11일 인천 문학구장에서 벌어진 SK와의 경기에서 4회, 5회, 7회 3연타석 홈런을 터뜨렸다. 그의 프로 데뷔 이후 첫 3연타석 홈런이다. 이로써 심정수는 올 시즌 32개의 홈런을 기록, 선두 이승엽(삼성)과의 거리를 5개 차로 줄였다.

이승엽도 11일 대전 한화전에서 시즌 37호 홈런을 터뜨려 자신이 갖고 있는 시즌 최다홈런기록(99년 54개) 경신을 위해 발걸음을 재촉했다. 그러나 쫓고 있는 심정수의 기세가 더 대단했다. 이승엽(72경기)보다 네 경기를 더 치르긴 했지만 요즘 심정수의 페이스라면 섣불리 승부를 점치기 힘들 것 같다.

심정수는 4회 두번째 타석에서 SK 선발 김상진의 초구를 걷어올려 왼쪽 담장을 넘기는 2점홈런으로 경기의 균형을 깼다. 그리고 4-1로 앞선 5회초 2사 2루에서는 김희걸의 2구째를 좌중간 담장 너머로 날려보냈다. 잔뜩 탄력을 받은 심정수의 방망이는 7회초에 또 한번 폭발했다.

심정수는 SK 네번째 투수 김장준의 바깥쪽 낮은 공을 걷어올려 또 한번 왼쪽 담장을 넘기는 3점홈런을 터뜨렸다. 천천히 베이스를 도는 심정수의 모습은 "기다려라, 이승엽"이라고 말하는 듯했다.

현대는 1위 SK를 12-4로 대파, 삼성을 제치고 2위로 올라섰다. 1위 SK(48승), 2위 현대(47승), 3위 삼성(46승)의 상위권 경쟁은 역대 페넌트레이스 가운데 가장 뜨거운 순위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한화 이상목은 이승엽에게 시즌 37호 홈런을 내줬지만 8이닝을 1실점으로 버텨 팀의 3-1 승리를 이끌며 시즌 10승을 올렸다. 한화는 0-1로 뒤지던 8회말 임재철.송지만의 홈런 등으로 3점을 뽑아 전세를 뒤집었다.

사직에서 열릴 예정이던 두산과 롯데의 경기는 비로 취소돼 12일 오후 3시부터 더블헤더로 열린다.

이태일.김종문 기자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