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서 '몸캠' 유도해 1억 뜯어낸 사이버 사기단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스마트폰 화상 통화로 음란행위를 하도록 유도한 뒤 이를 촬영한 동영상을 유포하겠다고 협박한 이들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서부경찰서는 몸캠 영상을 녹화하거나 허위 성매매를 알선하는 등 피해자 126명에게 1억78만 원을 뜯어낸 혐의(사기·공갈등)로 금융사기조직 인출책인 중국인 김모(34)씨와 한국인 김모(29)씨 등 2명을 구속했다고 4일 밝혔다.

이 조직은 지난 3월8일부터 약 보름간 중국 여성 A씨를 상대로 화상 음란 전화를 유도한 후 이를 동영상으로 촬영했다. 이 과정서 '음성이 잘 들리지 않는다'며 피해자를 속여 스마트폰의 연락처 목록을 전송시키는 악성코드 앱을 다운받게 했다. 그렇게 받은 연락처로 "지인들에게 음란 영상을 보내겠다"고 A씨를 협박했다.

또 다른 피해자들에게는 페이스북 등 SNS에 '유부녀·여사장을 상대로 성관계를 할 알바를 구한다'는 허위 글을 올려 알선료 등을 명목으로 돈을 받아내기도 했다.

이 조직의 인출책인 중국인 김씨는 중국서 3개월짜리 단기비자로 지난 3월 인천공항에 입국해 한국인 김씨와 함께 안산 시내에 있는 여러 현금인출기에서 돈을 뽑아 중국으로 송금해왔다. 경찰은 피해자들이 더 있을 것으로 보고 수사를 확대해나갈 방침이다.

홍상지 기자 hongsam@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