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만 돌아 오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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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이라크에서 쿠르드족 게릴라들에 납치된 한국근로자 2명은 정우개발 소속의 이귀간씨(26)와 양재석씨(29)인것으로 밝혀졌다.
이들이 납치됐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가족들은 회사측과 잦은 접촉을 갖고 무사귀환을 빌고 있다.
이들이 피납 됐다는 소식을 들은 이귀간씨(26)의 아버지 이흥균씨 (61·무직·서울동작구본동277)는 『올해에는 장가를 보내려고 했는데…』라며 목이 메었다.
또 남편 양재석씨(26)의 피납소식을 듣고 28일 서울에 온 부인 이영숙씨(26·부산서귀포2동 대진아파트)는 정우개발 측과 남편의 송환문제를 협의하며 애태우고있다.
회사측도 대책위원회 (대책반장 금홍배 해외 인력부 이사)를 구성, 이라크 주재 총영사관을 통해 송환교섭을 벌이고 있다.

<피납>
현지공관이 외무부에 보고한 바에 따르면 지난 8일 상오11시45분쯤 이라크술래이만 지방의 한 주유소에서 프로판가스실린더를 사러왔던 정우개발소속 근로자 이귀간·양재석씨등 2명이 쿠르디스탄애국 연맹게릴라 2명에게 납치됐다.
게릴라들은 이씨등을 권총으로 위협, 이씨등이 타고 온 픽엄트럭으로 끌고 갔으며 트럭에 남아있던 운전사 이대웅씨까지 3명 모두를 트럭화물칸에 몰아넣고 게릴라 중1명이 직접 트럭을 몰았다.
운전사 이씨는 끌려가던 중 트럭에서 뛰어내려 탈출, 피납소식을 알렸다.
정우개발이 하고 있는 공사는 1년전 이라크 정부로부터 발주받은 5백40만 달러 짜리 데르벤디칸 변전소 건설공사이며 공사가 거의 끝날 무렵 사건이 터졌다.
현재 이라크에 진출한 업체는 정우개발 이외에도 삼성종합건설·현대·대림·한양·동아건설·공영토건·남광등 모두 8개 업체로 34개 현장에서 1만2천명의 근로자가 일하고 있다.

<석방교섭 진행|외무부 밝혀>
정부는 이라크의 반정부 쿠르드족게릴라 단체에 납치, 억류 돼있는 정우개발소속 근로자 2명의 석방을 위해 이라크 정부에 협조요청를 하는등 다각적인 석방교섭을 벌이고 있다고 밝혔다.
당국자는 『지난 82년에도 쿠르드족에 의해 정우개발근로자 2명이 납치돼 3개월만에 석방된 적이 있다』고 밝히고 『당시 이라크 정부와 쿠르드족관계가 호전되어 석방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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