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규제 풀린 덕에 이란서 기회 잡은 SKT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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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텔레콤은 2일(현지시간) 이란 테헤란에서 이란 에너지부와 사물인터넷 기반 사업 협력을 위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사진은 장동현(왼쪽) SK텔레콤 사장과 팔라하티안 이란 에너지부 차관. [사진 SK텔레콤]

정부가 국내에서 규제를 푼 덕분에 SK텔레콤이 ‘기회의 땅’ 이란에서 사물인터넷(IoT) 통신시장에 진출하게 됐다.

최근 원격 검침 서비스 거리 폐지
‘남녀유별’ 이란과 기술도입 MOU

SK텔레콤 장동현 사장은 2일(현지시간) 이란 정부 에너지부(MOE)·이란국영가스공사(NIGC)와 IoT 사업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번 협약으로 SK텔레콤은 이란에서 전력·가스·상수도 등 생활필수 인프라 관련 원격검침서비스(AMI)와 빌딩에너지 효율화 사업 등 IoT 통신망 기반 솔루션 사업을 할 수 있게 됐다.

우선은 테헤란에서 IoT 전용망인 로라(LoRa)를 구축하고 5000가구를 대상으로 원격가스검침 시범사업을 한다. SK텔레콤의 이란 진출은 미래창조과학부의 규제 완화가 가져온 성과다. 저전력 센서용 IoT 국제통신표준인 로라는 올해 초까지만 해도 국내에 구축되기 힘들었다.

그런데 미래부가 지난 3월 IoT 통신용 주파수 대역(900메가헤르츠)의 출력 기준을 10메가와트(근거리 통신만 가능)에서 200메가와트로 크게 높이면서 길이 열렸다. 통신 거리가 10㎞가 넘는 원거리 검침이 로라망에서 가능해진 것이다.

미래부 전성배 전파관리국장은 “다음달 중 전파법 시행령을 개정해 IoT 통신의 거리를 제한한 규제를 아예 폐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규제완화 이후 SK텔레콤은 SK E&S를 통해 원격가스검침 서비스를 실시했는데, 지난달 초 뜻밖에도 이란에서 연락이 왔다. SKT 사례를 접한 이란 가스공사가 “원격가스검침기를 보고 싶다”고 했다. 남녀 접촉을 엄격히 제한하는 이란에서 여성 혼자 사는 집에 외부인 방문없이 가스검침을 할 수 있는 기술에 이란 국영기업이 눈을 돌린 것이다.

박수련 기자 park.sury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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