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구 관철때까지 스스로 안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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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7면

미문화원도서실을 점거한 학생들은 이날하오 1시30분 중앙일보기자와의 전화를 통해 자신들은 서울대 연대 고대 서강대 성균광대등 5개대학생들로 구성된 「광주사태위원회」 소속이라고 밝혔다.
다음은 학생들과의 일문일답 내용.
-모두 몇 명인가.
▲73명이며 여학생이 3분의 1쯤이다.
-언제 어떻게 들어갔나.
▲낮12시5분쫌 미문화원건너편의 롯데호텔지하도를 통해 길을 건너 처음에는 한사람씩 도서관으로 들어갔으며 잠시후 문화원앞에 있는 전투경찰들을 밀치고 몰려들어갔다.
-들어간 목적과 요구사항은
▲광주사태에 대한 미국측의 공개사과를 요구한다. 또주한 미대사의 광주사태인정및공개사과,그리고 우리의뜻을 세상에 알리기위한 내외신기자회견을 바란다. 미국측의 한국정부지지철회도 아울러 요구한다.
-문화원측 반응은.
▲요구사항을 「워키」대사에게 전달하겠다고 문화원장이 밝혔다. 내외신기자들의 출입이 자유로와 진다면 기자회견도 주선하겠다고 밝혔다.
-현재 상태는.
▲문화원 직원들과 열람실에있던 열람객 10여명은 모두 밖으로 나갔으며 한국인직원 1명만이 남아있다. 열람실 입구에는 책상으로 바리케이드를 설치했으며 길가창문에는 우리의 구호를 내걸었다. 문화원측과의 대화는 건물복도벽 출구를 사이에 두고 진행하고 있다.
-언제까지 그곳에 있을것인가.
▲우리들의 요구사항이 모두 관철될때까지 어떤 형식으로든지 버틸것이며 우리발로 걸어나가지는 않겠다.
경찰이 진입하거나 그후의사태는 당국이 알아서 할일이다.
-당신들이 소속된 위원회는 어떻게 구성되었나.
▲각대학별로 위원회가 있고 이들이 모여 전국학생총연합도 구성하고 있다.
-갖고 들어간 물건이 있는가.
▲「국민들에게 드리는 글」등 유인물 2종류뿐이며 화염병등은 갖고있지 않다.

<문화원>
문화원측은 하오1시30분 직원들을 모두 퇴근시켰다.
학생들은 하오1시40분부터 미대사관직원들과 대화를 나누기 시작, 하오1시50분 미대사관 정치담당 참사관 「토머스·돈톱」씨와 10여분동안 이야기를 나누었다.
학생들은 이어 국회담당참사관과 자기들의 요구조건에대해 주한미대사관측의 답변을 요구했다.

<설득>
미문화원은 「버나드·라빈」미문화원장과 보안요원6∼7명이 학생들과 대화를 하고있다.
보안관중 1명인 「타이잭」씨는 출동한 한국경찰관에게 『우리가 학생들을 설득중이니 경찰병력을 투입하지는 말아달라. 현재 대화가 진행중이고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나가도록 유도하고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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