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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 교육] 창의력 키우는 융합교육이 인공지능시대 인재 만든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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컴퓨터와 교육 관련 교수·전문가들이 초?중학생 질문에 대답하고 있다. 왼쪽부터 CMS에듀 이충국 대표, 스탠퍼드대 폴 김 교수, MIT 다니엘라 러스 교수, 한 사람 건너 경인교대 이재호 교수. 프리랜서 임성필

4차산업 혁명이 시작됐다. 인공지능, 로봇, 나노테크놀로지, 3D프린팅 등 첨단 기술이 발전하면서 4차산업 규모도 커지고 있다. 매년 세계 각국의 정치·경제 분야 정상들이 모여 세계경제 발전 방안을 논의하는 다보스 포럼의 올해 주제가 ‘4차산업 혁명’인 만큼 4차산업은 전 세계가 주목하는 경제 변화다.

미 MIT·스탠퍼드대 교수, 국내 학자 제안

미래 경제 주역인 초등학생과 중학생은 어떤 능력을 키워야 할까. 4차산업은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고 이에 걸맞은 인재를 요구하기 때문에 교육 분야도 변해야 한다. 지식 암기 위주에서 탈피해 다양한 분야의 학문을 융합하고 창의력을 높일 수 있는 교육 방식을 도입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다.

컴퓨터과학·바이오 분야
여러 산업과 융합 가능해 유망
미 정부는 코딩 교육 중시

지난 25일 서울 여의도동 63컨벤션센터에서는 사고력 기반 전문 융합교육 기업인 CMS에듀와 중앙일보 주최로 미래사회를 전망하고 미래 교육 방향에 대해 논의하는 세미나가 열렸다. 컴퓨터·로봇·교육 관련 전문가와 국내 영재 학생 100여 명이 참석했다. 다음은 초·중학생들과 전문가들의 질의응답 주요 내용이다.

미래 직업은 인공지능 같은 기술 발전으로 많이 변할 것이라고 들었다. 어른이 됐을 때 성공하기 위해 무엇을 준비해야 하나.
미래에 유망한 직업이 어떤 것인지 생각하는 게 중요하다. 30년 뒤에도 유망한 분야를 꼽으라면 컴퓨터과학과 바이오 분야다. 여러 산업과 응용할 수 있는 범위가 넓기 때문이다. 미래에는 여러 산업을 융합할 수 있는 사람이 능력을 인정받을 것이다. IT산업을 기반으로 자동차·가전·에너지·의료·건설·농업 등 모든 산업이 연결된다.

교육도 융합적 사고를 키우는 방식이 좋다. 전혀 상관없는 여러 과목을 공부하는 것이 아니라 ‘학문 간의 연계성’을 생각하며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자신이 궁금한 것이 쓰나미여서 관련 책을 읽었다면 그 다음은 쓰나미의 원인 중 하나인 지진에 대한 책을 찾아보는 것이다. 연관 독서를 계속하다 보면 여러 학문을 자연스럽게 배우게 된다. 또 독서할 때 주관을 갖고 책을 읽어야 한다. 책에는 작가의 생각이 담겨 있다. 책 속 작가의 주장을 마치 진리인 것처럼 여기고 비판적 사고 없이 바로 자신의 생각으로 받아들이면 창의적인 사고가 아닌 틀에 박힌 생각을 하게 될 수 있다. (이충국 CMS에듀 대표이사, 세계수학올림피아드 조직위원회 부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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온라인 교육 플랫폼이 확대되면 교육의 기회 격차가 줄 수 있지만 변화에 적응하지 못하는 국가에서는 격차가 더 커질 수 있을 것 같다.
현재 온라인에는 수준 높은 강의가 무료로 제공된다. ‘MOOC’에선 누구나 하버드대·스탠퍼드대·MIT 등 미국의 유명 대학 강의를 수강할 수 있다. 검색 기능도 있어 자신이 배우고 싶은 주제를 직접 찾아 강의를 들을 수 있다. 비영리 교육 서비스인 ‘칸 아카데미’에선 초·중·고교 수준의 수학·화학·물리학부터 컴퓨터공학·금융·역사·예술까지 다양한 분야의 동영상 강의를 제공한다. 동영상 강의를 들을 때는 영상을 혼자 보는 것보다 궁금해 하는 부분이 같은 친구와 함께 수강하는 것도 좋다. 모르는 것을 서로에게 질문하고 함께 답을 찾아가며 더욱 깊이 있는 공부를 할 수 있다. 온라인 교육 플랫폼은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 관심과 배움의 의지만 있다면 누구나 평등하게 공부할 수 있는 세상이 될 것이다. (폴 김 스탠퍼드대 기술 담당 최고책임자 겸 교육대학원 부학장)
꿈이 컴퓨터 프로그래머여서 코딩에 관심이 많다. 2018년부터 학교에서 코딩을 배우게 된다. 시험으로 등수를 매기려면 평가 기준도 객관적으로 만들고 일괄적으로 채점할 텐데 창의성을 발견하고 키워나갈 수 있을까.
코딩(coding-컴퓨터 작업 흐름에 따라 프로그램의 명령문을 사용해 프로그램을 작성하는 일) 교육의 목표는 창의적인 문제해결 능력을 키우는 데 있다. 창의성은 새롭다는 것이다. 이때 새로운 것은 독창적이고 처음 본 것이지만 지금 상황과 적절하게 어울리는 것이 중요하다. ‘현재 다른 산업과 함께 융합해 사용할 수 있는가’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코딩도 마찬가지다. 새로움을 찾는 동시에 현실에서 사용될 수 있는 최선의 문제해결 방안을 찾는 과정이다.

여기에 ‘민감성’이 더해지면 좋다. 코딩은 컴퓨터 프로그램에서 ‘에러’를 발견하고 수정하면서 발전한다. 민감하면 사소한 데서 발생하는 에러를 알아차리고 꾸준히 개선하기 위해 노력하면 자연 코딩 실력이 늘게 된다. 또 과학과 수학뿐 아니라 역사·국어·미술·음악 등 많은 과목을 공부해야 한다. 과학 지식이 많고 컴퓨터 프로그램 기술만 뛰어난 학생은 결국 남들과 다른 결과를 낼 수 없다. 다양한 지식과 경험이 모여야 새로운 프로그램을 쉽게 완성할 수 있다. (이재호 경인교대 컴퓨터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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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딩을 평범하게 하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 사이에는 어떤 차이가 있나. 훌륭한 프로그래머가 되려면 어떤 역량을 길러야 하나.
코딩 교육은 미국 내에서도 국가 전략으로 중요시되는 교육 중 하나다. 코딩을 잘하기 위해서는 여러 단계를 거쳐야 한다. 코딩은 컴퓨터 프로그램을 단순히 사용하는 것으로 그치지 않는다. 프로그램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중요하다. 이 때문에 수학적인 사고와 효율적인 문제해결 능력이 필요하다. 스스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져야 한다. 다른 사람의 의견이나 제안을 따르지 않고 자신만의 사고와 방법으로 문제를 해결함으로써 창의적인 결과를 낼 수 있다. 나만의 관점으로 문제를 해결하는 능력이 중요하다. (다니엘라 러스 MIT 전기공학·컴퓨터학과 교수)

라예진 기자 raye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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