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코프랜드는 왜 고척돔에서 데뷔할까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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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용병투수 스캇 코프랜드. [중앙포토]

LG 새 외국인투수 스캇 코프랜드(29)가 22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한국 무대 데뷔전을 치른다. 당초 21일 잠실 NC전 등판이 예상됐던 코프랜드의 출격이 하루 미뤄진 건 왜일까.

가장 큰 이유는 코프랜드가 땅볼 유도형 투수라는 점이다. 코프랜드 영입에 관여한 잭 한나한은 이날 잠실구장에서 "싱커가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싱커는 땅볼을 유도하기 좋은 공. 실제로 코프랜드의 마이너리그 땅볼 비율은 60%가 넘는다.

그런데 최근 잠실구장 그라운드는 상태가 좋지 않다. 19·20일 경기에서 두 팀 합쳐 내야 실책이 3개 나왔다. 반면 고척돔은 인조잔디라 비교적 땅볼 처리가 수월하다.

부담스러운 NC 타자들보다 넥센 타자를 상대시키려는 계산도 깔려있다. NC는 상·하위 모두 힘있고 경험많은 타자들이 즐비하다. 반면 넥센은 젊은 타자들이 많다. 낯선 투수에 대한 대처 능력이나 전체적인 힘은 넥센보다 NC가 위다. LG 구단 관계자는 "외국인 선수는 출발이 중요하다"라고 말했다. 코프랜드가 최대한 편한 상황에서 던질 수 있도록 하겠다는 의중이 드러난다.

야수들을 위한 배려도 깔려있다. 양상문 LG 감독은 21일 경기 전 "코프랜드가 내일 나가는 데는 3~4가지 이유가 있다. 한 가지만 이야기하면 우리가 시범경기에서 고척돔 경기를 치르지 않았다는 점을 고려했다"고 말했다.

고척돔은 지붕 색깔이 공과 비슷해 야수들이 뜬공 처리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LG와 똑같은 입장이었던 kt는 미리 연습을 하려고 했을 정도다. 그러나 코프랜드가 나가면 뜬공 비율은 적고, LG 야수들이 적응할 수 있는 시간을 벌 수 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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