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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NG] ‘히스토리 보이즈’ 박은석&손승원 인터뷰

TON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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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이킨 역의 박은석 배우(왼쪽)와 포스너 역의 손승원 배우

(박은석) “작품 하나하나 할 때마다 더 나은 인격체가 되어가고 있는 거예요.”

(손승원) "지금 10대의 제일 큰 고민이 저희 공연에 나오는 것 같아요."

박은석과 손승원은 소위 대학로에서 잘 나가는 배우들이다. 박은석은 ‘수탉들의 싸움’, ‘프라이드’, ‘레드’, ‘카포네 트릴로지’, ‘엘리펀트 송’ 등에서 개성 넘치는 연기를 펼쳤고, 손승원은 뮤지컬 ‘쓰릴 미’, ‘트레이스 유’와 함께 ‘헤드윅’에 최연소로 캐스팅돼 화제를 모았다.

여러 작품으로 입지를 다지며 고정 팬을 확보한 두 사람의 활동 영역은 브라운관으로 확대됐다. 박은석은 ‘마을: 아치아라의 비밀’, ‘한번 더 해피엔딩’으로 새로운 모습을 보여줬고, 손승원은 ‘힐러’, ‘너를 기억해’, 최근엔 ‘동네변호사 조들호’로 시청자를 만났다.


각자의 영역에서 활발하게 활동한 두 사람이 이번엔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로 함께 무대에 선다. 2013년 국내에서 초연된 ‘히스토리 보이즈’는 2003년 영국의 희곡작가 엘렌 베넷이 70세가 되던 해 발표한 희곡으로 영국의 국립극장에서 초연된 후 토니어워즈 작품상 등 주요 6개 부문 상을 휩쓸었고, 동명의 할리우드 영화로도 제작됐다.

옥스브릿지 지망 우등생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연극

옥스브릿지 지망 우등생들의 성장 스토리를 그린 연극 '히스토리 보이즈' [사진제공=노네임시어터컴퍼니]

1980년대 영국의 한 공립 고등학교, 옥스퍼드와 케임브릿지에 가기 위해 입시를 준비하는 우수반 학생들과 시험이 세상에 전부가 아니라고 외치는 낭만적인 문학 교사 헥터, 오로지 시험 성적을 올리기 위해 고용된 젊은 옥스퍼드 출신의 역사 교사 어윈이 등장한다. 개성이 다른 선생님을 만나며 혼란스러워하면서도 모든 것을 흡수하는 학생들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어떤 친구들과 어떤 선생님을 만나느냐, 어떻게 관계 맺느냐에 따라 소년들은 다르게 반응하며 자란다.

2014년 재연 이후 2년 만에 다시 무대에 오른 ‘히스토리 보이즈’에서 박은석은 준수한 외모에 자신감 넘치는 데이킨 역할을 맡았고, 손승원은 어려 보이는 외모와 수줍은 성격을 가진 유태인 소년 포스너로 열연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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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동안 준비하느라 힘들었을 텐데 공연을 올린 소감은요.
(은석) “굉장히 열심히 작업했어요. 초연은 아니지만 새로 하는 친구들이 대다수고 선생님 역의 배우도 바뀌셨죠. 그래서 초반에 조금 걱정했는데 배우들끼리 팀워크가 워낙 좋아서 차차 자신감이 생겼어요. 다행히 무대에서도 너무 잘 맞아요. 정말 한 학급의 학생들처럼 다 친하게 지내는데 그런 모습이 무대 위에서도 보일 것 같아요. 남은 기간 동안 많은 분들이 저희가 준비한 것을 최대한 느끼고 가셨으면 좋겠어요.”

(승원) “처음 제의가 들어왔을 때 솔직히 고민 많이 했어요. 세 번째 올리는 공연이고 워낙 반응도 좋았고, 탄탄한 작품인데 괜히 제가 참여해 혹시 피해를 끼치지는 않을까 걱정도 많았고 부담스러웠죠. 하지만 대본이 너무 좋으니까 하고 싶었죠. 많이 배울 수 있을 거라 생각했어요. 은석 형이 재연 때 공연했으니까 많이 도와주셨죠.”

-'인생 캐릭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데이킨 역할로 많은 사랑을 받았어요. 다시 합류한 이유와 소감이 궁금해요.
(은석) “많은 분들이 데이킨이라는 캐릭터가 아주 잘 맞는 옷이라고 얘기해주셨어요. 저도 하면서 너무 재밌었고요. 내가 가진 것 중 비슷한 부분들을 극대화해 표현하려 해요. 나이가 서른셋인데 고등학생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자체가 영광이고요. 최대한 할 수 있을 때까지 해야죠. 다음엔 어윈을 좀 노려보려고요.(웃음)”

(승원) “전 데이킨을 노려봐야겠어요. 더 커야죠.(웃음)”


-이번엔 심희섭 씨와 더블 캐스팅인데 손승원 씨의 '포스너'는 어떤 점에서 차별점이 있을까요.
(승원) “처음 대본을 봤을 때 저는 ‘히스토리 보이즈’ 공연을 본 적이 없었어요. 이전 배우들이 한 것을 못 봤고, 그냥 제 안의 포스너의 모습을 찾아 합쳐서 연기해 보자고 맘 먹었어요. 데이킨을 사랑하는 마음도 그냥 풋풋한 사랑이 아니라 ‘쟁취하고 싶다’, ‘갖고 싶다’ 이런 마음으로 표현하려고 했어요. 내가 너무 따라가고 싶은 인물이니까 나도 저렇게 되고 싶다, 그러다 사랑으로 변하게 된 거죠. 욕심도 많고 똑똑하고 새침한 너무 연약하지 않은 포스너를 만들고 싶었어요.”

[사진제공=노네임시어터컴퍼니]

낭만적인 문학 교사 헥터와 대화를 나누는 포스너 [사진제공=노네임시어터컴퍼니]

-은석 씨가 보는 손승원표 포스너의 특징은 어떤 게 있나요.
(은석) “제가 생각했던 포스너는 여리고 약하고 거의 왕따 수준으로 혼자 떨어져 있고 그래요. 근데 승원이가 하는 포스너는 조금 더 어울리려고 노력하고, 연약한 포스너는 아니면서 새침한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무대 위에서 연기하다 보면 뺨도 만지고 그러는데 평소 연습 때도 귀여워서 만지고 그래요. 그게 무대에서도 자연스럽게 묻어 나오는 것 같아요.”

(승원) “형도 데이킨의 모습이 평상시에도 많아서 더 좋은 것 같아요. 평상시에 형이 저희 배우들 사이에서도 행동대장이거든요. 맏형이고. 그게 무대 위에서 또 드러나는 것 같아요.”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 같이 연기를 하게 됐는데 첫인상과 호흡을 맞춰본 소감은.
(승원) 워낙 얘기를 많이 들어서 꼭 같이 작품을 해보고 싶었어요. 첫인상은 '잘 생겼다', '대학로에 저런 얼굴이 있었네?(웃음)' 형이 주인공도 많이 하셨고 지금 핫한 대학로 형님이잖아요. 근데 동생들한테 먼저 다가오고 편하게 대해주시니 감사했죠. ‘겸손하시구나, 얼굴도 잘 생겼는데 저렇게까지? 저 사람 뭐지?’ 그랬어요.”

(은석) (웃음)고백하는 거야? 저는 승원이를 처음 접했을 때 ‘최연소 헤드윅 주인공’ 이게 인상 깊더라고요. ‘와 저 친구는 저 나이에 헤드윅을 하다니…’ 그랬죠. 공연은 못 봤지만 이야기는 많이 들었어요. 이 아이가 어린 나이에 주인공도 많이 해서 조금 건방지거나 그러지 않을까 했는데 전혀 그런 게 없고. 우리 팀원들 다 그런 게 없어요. 어디서 뭘 하다 온 사람들이 아니라 이걸 하러 온 사람들로서 뭉치다 보니까 좋은 시너지가 있어요.”


(승원) 원래 이렇게 배우들이 많이 나오는 경우는 모두가 친해지기 힘들거든요. 근데 저희는 한 명도 빠짐없이 다 친해요. 그게 되게 신기해요. 이런 공연이 별로 없거든요. 연습 끝나면 다 피곤해서 집에 가기 바쁜데 우린 끝나면 항상 짧더라도 같이 시간을 보내고 집으로 가요. 공연이 짧아서 아쉬워요. 앙코르 공연을 요청합니다.”

(은석) 서로 연기에 대해 예민할 수도 있잖아요. 그런 거 오픈해서 다 얘기하고,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다 같은 사람이 노력하면 공연이 잘 나올 수밖에 없다고 생각해요.”

어려 보이는 외모와 수줍은 성격의 유태인 소년 포스너(왼쪽)와 준수한 외모에 자신감 넘치는 데이킨. [사진제공=노네임시어터컴퍼니]

-포스너는 데이킨을 좋아하는데 데이킨은 끝까지 포스너의 감정을 가볍게 치부해요. 연기하면서 그 부분이 아쉽거나 서운하진 않았는지.
(승원) 속상하죠. 화나고 한 대 치고 싶기도 해요.(웃음) 근데 제가 데이킨이었어도 포스너를 어리게만 봤을 것 같아요. 사람은 보통 나보다 배울 수 있는 사람을 좋아하잖아요. 근데 포스너는 너무 어리고 남자를 좋아하는데다 잘 어울리지도 못해요. 데이킨은 남자가 봐도 매력 있는 인물이잖아요. 그냥 포스너가 불쌍한 것 같아요.”

-데이킨은 왜 포스너의 마음을 가볍게만 치부해버렸을까요.
(은석) “제가 해석한 데이킨은 기본적으로 남의 마음을 배려할 줄 모르는 사람이에요. 이 세상에 자기밖에 없으니까. 근데 포스너처럼 상처를 받아본 사람은 남의 마음까지도 소중하다는 걸 알 수 있고 느낄 수 있잖아요. 데이킨에 대한 대사가 있어요. ‘데이킨은 잘생겼지만 어딘가 슬퍼 보인다.’ 이 친구는 주변 사람들의 마음을 배려하거나 이해하거나 혹은 자기가 가진 생각들을 다른 사람과 깊이 대화할 줄 아는 캐릭터가 아니에요. 무작정 돌진하고 앞만 보는데 그런 게 메리트가 될 수도 있지만 길게 봤을 때는 삶에 대한 교훈, 헥터가 가르치려고 하는 인격적인 교육을 제대로 받아드리지 못한 거죠. 그래서 어윈의 방식, 거짓말 해주는 대가로 나중에 변호사가 됐고, 성공은 하지만 안타까울 수도 있는 거죠. 헥터가 원하는 방향의 거의 반대로 갔다고 보면 되는 거예요. 데이킨이란 인물이 포스너라는 인물과 대비돼서 이 작품 안에 헥터와 어윈의 두 가지 교육을 대표하는 학생들이라고 보시면 돼요.”

-늘 자신감 넘치던 데이킨은 성인이 돼서 변호사가 됐고, 포스너는 신경쇠약을 앓고 있어요. 단편적으로 생각했을 때는 데이킨은 행복할 거 같고 포스너는 불행할 것 같은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승원) 지금 포스너는 인정하고 받아들이고 그 삶을 살 것 같아요. '캠브릿지에 가면 이제 이런 생활은 안 하겠지. 아마 데이킨은 신경 쓰지 않을 거고, 다른 사람을 사랑하거나 목표를 이루었으니까 더 이상 걱정 없겠지'라고 생각했을 거예요. 근데 또 힘들어지고 소외받고 하니까 거기에 병이 더 걸린 것 같아요. 한편으로는 포스너는 자살하지 않았을까 그런 생각도 해요.”

(은석) “근데 포스너가 책을 쓴다고 했잖아요. 포스너가 비슷한 입장에 처해있는 아이들이 읽었을 때 힘이 될 수 있는 책을 쓰지 않았을까 싶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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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려한 대사들이 많이 나오는데 가장 인상적인 대사 혹은 시 구절은.
(승원) ‘저는 행복하진 않지만 불행하지도 않아요’ 이 대사를 제일 좋아하고, 제일 재밌는 대사는 마지막 부분에 ‘이게 다야? 00 짧잖아’ 그게 너무 귀여워요. (비속어를 자체 삭제해서 말해준 손승원)”

(은석) 저는 대사보다 상황 설명했을 때, 데이킨이 피오나와의 로맨틱한 순간을 전투로 비유해서 말해요. 이때 이 아이가 얼마나 똑똑한지, 얼마나 위트가 있고 애들이 왜 얘를 존경하는지 잘 표현해 줄 수 있는 부분인 것 같아요.”

-작품에서는 헥터와 어윈 두 선생님 중 어느 한 선생님이 옳다고 손을 들어주지는 않아요. 개인적으로 조금이라도 더 공감이 가는 교육방식과 마음이 가는 선생님은 누구인지.
(은석) “그래서 좋은 작품이에요. 제가 사회적으로 성공하고 싶었으면 어윈의 방식을 잘 따라서 데이킨의 선택대로 하겠지만 만약 내 아이들이 있었다면 초기에는 헥터의 방식으로 교육을 받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해요.”

(승원) 지금 학부모들이 좋아하는 방향은 어윈 같아요. 제가 만약 자식이 있다면 어윈식으로 하지 않을까.(웃음) 헥터의 교육방식도 좋지만 이 사회 속에서 남는 건 어윈의 방식이잖아요.”

(은석) “근데 어윈이 한 대사가 있어요. ‘헥터는 좋은 선생님이었어요. 지금은 그렇게 가르치실 시간이 없지만’ 지금의 교육시스템을 표현하는 대사이고 너무 솔직한 말이죠.”

-8명의 학생이 옥스퍼드, 캠브릿지 대학에 입학하기 위해 학업에 몰두해요. 대한민국에서 중고교시절을 보낸 사람이라면 무대 위의 풍경이 낯설게 느껴지지는 않을텐데 두 분의 학창시절은 조금 달랐을 것 같기도 해요.
(승원) 정말 무대 위는 100% 연기죠. 저희는 그렇게 열심히 공부를 한 적이 없었으니까. 주변에서 많이 보긴 했죠. 근데 연기 전공자 사이에서도 경쟁이 있고 우리만의 치열함이 있으니까 그런 것들을 떠올리면서 연기했어요. 어떻게 하면 똑똑해 보일까, 우리가 이런 대사를 했을 때 관객들이 감정이입이 안 될까 걱정했어요.”


(은석) “그래서 최대한 드라마터그, 대본 공부를 많이 했어요. 조금이라도 알고는 얘기해야 하니까. 그래서 연출님도 계속 공부해라, 실제로 검색해서 찾아보고 리포트 써오라고 하셨어요. 우리가 하는 대사는 다 알고, 대본 안에 있는 건 다 공부한 상태예요.”


-학창시절의 가장 큰 고민은 어떤 것이었나요.
(승원) 학창시절 진로를 연기 쪽으로 잡았고 딱히 부모님 반대도 없어 큰 고민은 없었어요. 물론 공부를 열심히 안 했죠. 그렇기 때문에 이쪽으로 진로를 정한 걸 수도 있지만.(웃음) 공부를 안 하고 너무 이쪽만 하려고 하니까 부모님께서 그러면 차라리 예고를 가라고 해서 예고로 입학했어요. 그래서 즐겁게 학창시절을 보냈던 것 같아요. 근데 정말 자신감 있었고 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밀어붙였는데 막상 사회로 나오니까 진로 고민을 하게 되는 상황인 것 같아요.”

(은석) “저는 뒤늦게 한국에 나와서 연기를 시작했어요. 학창시절 때도 진로 고민을 많이 했어요. 하고 싶은 게 너무 많았거든요. 운동선수도 하고 싶었고. 근데 좋아서 시작했다가 6개월 만에 흥미가 떨어지고, 이렇게 진로를 굉장히 많이 바꿨어요. 그래서 어린 나이에 경험도 많고 아르바이트도 안 해본 것도 없죠. 결국에는 내가 어떤 일을 하든 이걸 평생 할 수 있을까 상상해봤을 때 너무 괴로우면 아닌 거예요, 못하는 거죠. 연기를 생각해봤을 때 내가 나이 들어도 할 수 있겠다는 상상이 가니까 이거다 싶어서 하게 됐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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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에게 터닝포인트가 된 작품이 있다면.
(은석) “저는 ‘히스토리 보이즈’라고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전에도 물론 괜찮은 작품을 했는데 배우가 자기한테 딱 맞는 모습이 있잖아요. 그걸 만나는 것 자체도 행운인 것 같고 저는 몰랐지만 주변에서 그렇게 얘기하니까 ‘아~ 내가 저렇게 싸가지 없어 보였구나(웃음)’ 하고 깨닫기도 했고요. ‘히스토리 보이즈’라는 작품 이후 더 좋은 작품들을 만났어요. 바로 이어서 ‘수탉들의 싸움’을 했고 ‘프라이드’, ‘레드’ 좋은 작품들을 연달아 했죠. 작품운도 좋았고 시기도 잘 맞아 떨어졌어요.”

(승원) 전 ‘헤드윅’이죠. 절 많이 알아봐 주시게 된 터닝포인트이기도 하고 저 스스로 많이 배웠어요. 더 겸손해지고 열심히 하게 됐죠.”

-대극장용 헤드윅이 지금 공연 중인데 또 참여하고 싶진 않나요.
(승원) “‘헤드윅’을 연달아 2년 동안 했어요. 근데 제가 또 하는 건 욕심이라고 생각해요. 나이도 어린데 계속 한다고 뭘 또 다른 걸 보여줄 수 있을까, 나는 그동안 경험이 더 많아진 것도 아닌데 보러 오시는 분들한테도 죄송하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좀 더 나이 먹거든 해보고 싶어요.”


-은석 씨는 뮤지컬 생각 없으세요.
(은석) “전 아직 멀었어요. 더 커야죠. 예전에도 제의가 들어오긴 했는데 제가 뮤지컬 배우도 아니고 연습하고 있는 것도 아니고 그걸 꿈꿔 온 것도 아니니까 괜한 시도를 했다 관객들에게 안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순 없으니까요. 제가 당당할 때, 그만큼 값어치를 할 수 있을 때 하고 싶어요. 무엇보다 좋은 작품을 만나면 죽이 되든 밥이 되든 하겠죠. 근데 아직 제가 오디션을 보러 다니는 것도 아니고, 뭐 언젠가 기회가 되고 좋은 작품을 만나면 자연스럽게 할 수 있을 수도 있겠죠."

-두 분이 방송에 나오면서 이제 무대에서 잘 만나지 못할까 아쉬워 하는 팬도 있어요. 여전히 활발하게 무대를 찾아주는데 두 분에게 무대란 어떤 의미인가요.
(은석) 무대는 떠나는 곳이 아니에요. 물론 무대 하다가 방송으로 가서 더 잘 되면 좋은 거지만 반드시 돌아와야 하는 곳이고 배우라면 반드시 서야 된다고 생각해요. 작품을 만나는 자체가 공부죠. 그 인물과 배경을 공부하며 또 하나의 교육이 되는 거잖아요. 그래서 작품 하나하나 할 때마다 헥터의 말대로 더 나은 인격체가 되는 거예요. 저희 스스로 좋아서 하는 일이지만 그게 교육이 되고 가르침이 되고 느끼는 게 엄청 많아요. 보는 사람들도 얻어 갈 수 있지만 만드는 사람들도 큰 성취감이 있어요. 그래서 계속되는지도 몰라요.”


(승원) “저도 마찬가지로 무대는 떠날 수 없는 곳이죠. 데뷔가 무대였고 저를 방송에서 알아봐 주신 것도 무대를 통해서니까 감사한 곳이잖아요. 형이 말한 것처럼 공연작품을 하면서 연습하는 건 정말 많은 공부가 돼요. 지금도 일 년 반 만에 공연하는 건데 너무 좋고 행복해요.”

-평소 팬들하고 소통도 잘 하시는 것 같아요.
(은석) 기본적으로 공연 홍보도 하고 공연하는 배우들과 비하인드 사진도 노출하고 싶어요. 운동이나 제 관심사도 올리는데 재밌어 해주시고 와서 소통도 하고 전 나쁘지는 않다고 생각해요. 제가 부적절한 것을 올리거나 하는 건 아니니까… 음, 올렸나? 모르겠네.(웃음)”


(승원) 저도 많이 소통하는 편인데 그런 거 마저 없으면 되게 외로워요. 팬들도 공연 끝나고 나서 얘기하지 못 했던 부분을 따로 얘기할 수도 있고, 저도 좋은 의미로 하는 SNS는 너무 좋아요. 자취를 하다보니 공연, 촬영 끝나고 집에 가면 아무도 없거든요. 근데 그 순간 누워서 인스타그램을 켜보면 누가 좋아요 누르고, 답글 달고 있고, 배우님 보고 싶어요! 사랑해요, 너무 좋아해요. 이러면 너무 흐뭇하잖아요. 집에 혼자 있지만 '내가 사랑받는 사람이었지' 위안도 되고.”


(은석) “승원이한테 댓글 많이 달아주세요. 형이 댓글 많이 달아줄게.”


(승원) “응 고마워, 내가 형 거 맨날 눌러주잖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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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근 작품 이외에 가장 몰두하며 하는 일이 있다면.
(은석) “날씨가 풀려서 자전거 타는 거, 원래 자전거를 굉장히 좋아하는데 날이 풀리면서 다시 자전거를 엄청 타고 있어요.”

(승원) “저는 ‘히스토리 보이즈’ 배우들. 한시도 단체방에서 카톡을 안 쉬어요. 공연 끝나가는 게 아쉬워요.”

-본인의 인생에서 역사로 기록될 만한 순간이 있을까요.

(은석)“두 가지가 있어요. 어렸을 때 미국으로 갔을 때, 한국에 왔을 때 그게 역사적인 순간이죠. 지금 생각해보면 미국에서 살던 시절이 기억 안 날 정도로 한국에 적응했어요. 미국에 살았던 게 꿈 같아요. 연기를 하려고 한국에 와서 10년 넘게 지내면서 정서가 바뀌었으까요. 과거와 다른 사람, 다른 인생을 살고 있으니 그래서 앞으로가 더 궁금해져요.”


(승원) “전 첫 번째는 예고에 입학했을 때, 두 번째는 헤드윅 했을 때예요.”


-10대에게 히스토리 보이즈를 추천한다면.
(은석) “지금 교육을 받고 있는 입장에서 보면 정말 좋고 공감되는 부분도 많지만 거리감이 느껴지는 코드도 있어요. 근데 그런 것에 집중하지 말고 본질적인 이야기에 귀 기울이다 보면 작가의 메시지가 분명히 있어요. 그걸 통해서 스스로 교육의 정의를 내려 앞으로 기로에 접목시키면 좋겠어요. 또 영감을 받아 다양한 경험도 시도해보세요. 우선 그냥 다 내려놓고 마음을 열고 공연을 보면 좋겠어요.”


(승원) “지금 10대 학생들의 제일 큰 고민이 저희 공연에 나오는 것 같아요. 매일 예상문제, 기출문제 풀고 있고, 똑같은 수업 듣고 인강 듣고 그러잖아요. 근데 가끔씩 이런 공연 보면서 공감, 교감도 하고 잠깐 휴식하며 힐링 될 수 있는 시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앞으로 계획이 궁금해요.
(은석) “다음 공연 스케쥴은 없고, 보고 있는 건 몇 가지 있는데 우선 좀 쉬고 미국에 있는 부모님 뵈러 가려고 해요.”


(승원) “‘엘리펀트 송’ 있잖아요.”


(은석) “아! 이미 그건 머릿속에 진행 중이어서.(웃음) ‘엘리펀트 송’이란 작품 준비하고 있어요. 그것도 사랑에 관한 이야긴데 되게 좋은 작품이니 많이 보러 오시고 응원해주세요.”


(승원) ‘베어 더 뮤지컬’이라고 오랜만에 뮤지컬로 찾아뵐 것 같아요. 넘버가 너무 좋아서 깜짝 놀랐거든요. 저 오랜만에 뮤지컬 하는 거니까 많이 보러 와주세요.”


(은석) “승원이한테 댓글 좀 많이 달아주세요.(웃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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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스토리 보이즈> 공연 정보

일시

~5월 8일
(화·목·금 8시 / 수요일 4시·8시 /토요일 3시·7시 / 일요일 3시 / 월 공연 없음)

장소

백암아트홀

관람 등급

만 13세 이상

관람료

R석 5만원, S석 3만원 (학생 20% 할인)

문의

070-4141-7708


글=한은정 기자 han.eunjung@joongang.co.kr
사진=장진영 기자 artjang@joongang.co.kr
영상=전민선 인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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