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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마존이 한국 진출 꺼리는 건 쿠팡 김범석 때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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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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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포브스가 14일 발표한 ‘글로벌 게임 체인저 30인’에 선정된 쿠팡의 김범석 대표. 쿠팡은 지난해 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중앙포토]

게임 체인저(game changer)란 기존 시장의 판을 흔드는 혁신적인 인물을 말한다. 미국 경제전문지 포브스는 14일 ‘글로벌 게임 체인저 30인’을 처음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포브스는 “기업 가치가 10억 달러(약 1조 1000억원) 이상으로 성장한 기업의 창업자나 최고경영자(CEO) 중에서 세상을 바꾸는 게임 체인저를 선정했다”고 밝혔다.

글로벌 게임 체인저 30인 선정
“6년 새 50억 달러 기업 키운 에이스”
영업손실 크지만 혁신에 높은 점수
저커버그·베조스 등과 어깨 나란히

명단에는 마크 저커버그, 제프 베조스, 일론 머스크, 마윈 등 각 업종에서 선두를 달리는 CEO가 포함됐다. 모두 세계 경영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인물들이다.

저커버그는 페이스북으로 소셜네트워크서비스 시대를 열었고, 베조스는 아마존으로 전자상거래 제국을 건설했다. 머스크는 전기자동차와 우주택시라는 미지의 영역을 개척 중이다.

이 명단에 한국인도 한 명 포함됐다. 전자상거래 업체인 쿠팡의 김범석 대표(38)다. 포브스는 “야구경기로 치면 김 대표는 이제 1회 초를 끝낸 유통업계의 에이스다. 설립 6년 만에 쿠팡을 50억 달러 이상의 가치를 지닌 기업으로 성장시켰다”고 소개했다.

마침 쿠팡은 이날 국내 전자상거래 업체 최초로 지난해에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고 발표했다. 쿠팡을 운영하는 포워드벤처스는 이날 공시를 통해 지난해 1조1337억5000만원의 매출을 올렸다고 발표했다. 다만 영업손실은 5470억원에 달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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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브스가 눈여겨 본 것은 쿠팡의 혁신 사례다. 쿠팡은 소비자가 물건을 주문하면 24시간 안에 배송하는 ‘로켓배송’과 ‘쿠팡맨’ 시스템을 구축했다. 쿠팡은 상품 배송을 택배업체에 맡기지 않는다. ‘쿠팡맨’으로 불리는 직원이 직접 배송한다. 자체 배송을 하니 고객만족도가 높아졌다. 고객들은 재구매로 응답했다. 급속 성장의 배경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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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켓배송을 전담하는 쿠팡맨은 현재 3600여 명에 이른다. 올해 1만 명, 내년에 1만5000명까지 쿠팡맨을 늘일 계획이다. 포브스는 “아마존의 베조스가 한국 진출을 꺼리는 이유가 쿠팡과 창업자인 김 대표 때문”이라고 전했다.

하지만 쿠팡이 화려한 성적표만 내는 건 아니다. 이날 공개한 쿠팡의 지난해 매출은 2014년에 비해 3.3배나 늘었지만 영업손실 또한 전년도보다 4.5배나 뛰었다. 쿠팡은 대규모 적자에 대해 “물류와 로켓배송을 위한 선제 투자 비용이 적자의 약 89%인 ‘계획된 적자’”라고 주장했다.

김 대표는 하버드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뒤 명문대 졸업생을 대상으로 한 잡지회사 빈티지미디어를 세웠다. 4년간 운영한 뒤 애틀란틱미디어에 매각했다. 이때 얻은 자금을 종자돈으로 2010년 5월 쿠팡을 창업했다.

임채연·구희령 기자 yamfl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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