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좀도둑·반달리즘에 한인 세입자 '멍든다'

미주중앙

입력

좀도둑과 반달리즘 피해 고통을 호소하는 한인들이 뾰족한 해결책을 찾지 못해 끙끙 앓고 있다.

200개 유닛 중 한인가구가 약 30%를 차지하는 밴나이스 F노인아파트 주민들은 2011년부터 지금까지 반달리즘(vandalism:물품 파손·훼손) 피해에 시달리고 있다. 한인 시니어들은 누군가 아파트 주차장 차량을 5년째 긁고 있다며 고통을 호소했다.

정모(70대)씨는 "5년 동안 아파트 주차장에 세워둔 차량 70대 중 20대 이상이 긁힘과 낙서로 엉망이 됐다"며 "처음엔 한인 등 아시안 주민 차량을 긁더니 요즘은 모든 주민 차로 퍼지는 꼴"이라고 전했다.

피해를 본 한인 시니어들은 아파트 매니저에게 감시카메라 설치 확대와 경비 강화를 요구했지만 번번이 무시당했다고 주장했다. 참다 못한 시니어 10여 명은 경찰에 신고하고 법원에 아파트 관리회사를 상대로 소액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했다.

하지만 반달리즘 피해는 가시질 않고 있다. 보다 못한 한인 1·5~2세들도 나섰다. 경찰서와 아파트 관리회사를 찾아 민원을 접수한 크리스 정씨는 "노인아파트에 부모님이 사시는데 매니저는 책임을 회피한다. 어르신들은 돈이 없어 차가 긁혀도 참고만 있다"고 전했다.

이 노인아파트 관리총괄 매니저는 본지와 통화에서 "아파트 주차장이라도 관리회사가 차량파손까지 책임지진 않는다. 다만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전했다.

LA한인타운 윌셔와 노턴 길 고급 아파트를 렌트한 한모(50대)씨 집에는 최근 두 달 동안 도둑이 두 차례나 들었다.

한씨는 "지난 2월 도둑이 보석과 차 열쇠를 훔쳐간 뒤 저녁에 사람이 들어오자 주차장에서 차까지 훔쳐갔다"며 "3월에는 도둑이 부엌 창문으로 들어와 귀중품과 골프채마저 가져갔다"고 전했다.

한씨도 아파트 매니저에게 경비 강화를 요구하고 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고 있다. 그는 "한 달에 2700달러나 내는 아파트가 CCTV도 제대로 작동하지 않고 경비는 신경 안 쓰니 불안해서 못 살겠다. 당장 이사할 수가 없어 문제"라고 말했다.

한미연합회(KAC) 세입자 분쟁조정위원회는 아파트 소유주나 관리회사의 경비나 민원접수 해결이 소홀할 땐 문서로 된 항의서를 제출하고 시 주택관리국에 신고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KAC 분쟁조정 담당관 크리스 리씨는 "세입자들이 불편을 겪거나 절도 피해를 볼 때는 사진과 문서 등을 남겨 절차대로 해결을 요구하는 자세가 중요하다. 제3자에게 분쟁조정을 요청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말했다.

KAC(213-365-5999)와 LA법률보조재단(323-801-7987)은 세입자 분쟁조정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김형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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