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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4)함평 이씨/글-김창욱기자 사진-장충종기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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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9면

함평이씨는 고려때 신호위대장군 (종3품)을 지낸 이언을 시조로 받들고 있다. 그러나『고려사』에 그에 대한 기록은 없다.
기록이 확실한 인물은 충숙왕때 삼사사를 지낸 이광봉으로 그가 함풍(함평의 옛이름) 부원군에 봉해지자 후손들이 함평을 본관으로 삼았다.
함평이씨는 조선초기에 무로써 가문을 일으켰다.
이종생은 이시애의난 평정, 야인정벌 등에 용맹을 떨쳤으며 충청·함경·경상도병마절도사 등을 지냈다. 그의 아들 이량장군 또한 연산∼중종대에 전라·충청 수군절도사, 함경도 병마절도사 등을 지냈던 인물이다.
이대원은 왜구격퇴의 전장에서 싸우다 순국했다. 선조16년 무과에 급제, 녹도만호에 오르고 1587년 남해안에 출몰한 왜적을 추격, 적장을 포로로 잡는 전과를 올렸다. 이어 흥양지방에 왜구가 쳐들어오자 1백여명의 병력을 이끌고 출전, 3일간의 혈전을 별였다. 그러나 중과부적으로 패해 포로가 됐고 항복을 거부하다 처형당했다. 사후에 병조판서에 추증되었다. 경기도평택군포승면희곡리에 그를 기리는 사당 척충사가 있다.
이긍은 세종때 대제학을 거쳐 이조판서에 올랐다. 성종때 만든 『동국여지승람』은 그를 함평출신의 명신으로 기록하고있다. 선조때의 인물로는 이덕일 장군이 빼어났다. 그는 원래 문장과 식견으로 이름 높았던 선비였다. 그러나 임진왜란이 일어나자 과감히 붓을 꺾고 일어나 무과에 응시, 합격했다. 그러나 관직에 기용되지 못하자 의병을 모아 왜적과 싸웠다. 그는 화살 하나로 두명의 적을 꿰뚫을 만큼 활쏘기솜씨가 놀라왔다한다. 이같은 용맹이 알려져 이순신장군 휘하의 참모로 기용되었고 임진왜란을 종결시키는 데 공을 세워 절충장군(정3품)에 올랐다.
그러나 광해 즉위 후 왕의 폭정과 신흥 청나라의 내정간섭으로 조정이 어지럽자 벼슬을 버리고 낙향했다. 『나라가 기우니 어이 붙들며 오랑캐의 침입을 어이 꺾으랴.』 그는 낙향지에서 이같은 내용의 『우국가』28장을 남겼다.
선조말엽, 조정은 왕위계승문제를 놓고 대북·소북으로 나뉘어 암투를 벌였다. 이때 함평이씨의 이효원은 소북파의 유영경을 지지했다가 대북파가 옹립한 광해군이 왕위에 오르자 거제도에 유배되어 13년간 유배생활을 했다. 뒷날 인조반정으로 풀려나 이조·공조참판 등을 지냈다.
그의 아들 이해 또한 아버지가 대북파에 몰려 유배되자 벼슬을 단념했다가 인조반정에 공을 세워 함흥군에 봉해졌다. 그는 이때 공신에게 지급되는 전지를 모두 반환, 청백리로 이름을 떨친다. 형조·공조판서를 지냈다.
인조조 병자호란때 황해도관찰사였던 이배원은 근왕병을 모아 강화로 향하다 화의성립 소식을 듣고 울분을 참지못해 강화를 반대하는 상소를 올렸다가 파직되는 시련을 겪었던 인물. 뒷날 복직되어 병조참의를 지냈다.
광해군때 병조참의·우승지·충청도관찰사 등을 지냈으나 광해의 폐모론에 반기를 들다 파직당한 이춘원, 이괄의 난때 몽진하는 인조를 호종한 공으로 대호군 부정에 임명되었던 이재 등도 조선중기의 얼굴들이다.
숙종31년 무과에 급제, 어영대장·훈련대장 등을 역임한 후 병조판서에 오른 이삼, 정조때 삼도수군통제사·포도대장·어영대장·도총관 등을 지낸 이창운 등은 숙종∼정조대의 무장들이다.
이밖에 조선의 인물로는 이지익 (이춘원의 손자), 이유신 (대사간), 이홍직 등이 있다.
이지익은 효종때 발단관직인 정언으로 출발, 황해·함경·전라도 관찰사, 형·공조판서, 한성부판윤 등 내·외요직을 두루거친 명신이었다.
이홍직은 정조때 사간을 지내다가 홍국영의 세도정권이 국정을 어지럽히자 벼슬을 버리고 고향인 함평에 은거했던 인물. 산수화와 인물화에 뛰어났고 거문고에도 능했던 멋을 아는 선비였다.
조선조의 문과급제자수는 총72명. 전국 9천여가구에 인구는 약 5만여명. 전남의 함평·영광·나주·무안·장성·광주, 전북의 고창·정읍·부안, 경기 평택지방 등에 밀집해 살고있다.
함평이씨는 해방후에도 사회각계에 많은 인재를 배출했다.
이건주(전 해대총장) 이호범(전국회의원) 이계순(전농림장관) 이계철(전버마대사·순국) 이성우(전국회의원) 이병헌(전국회의원·독립운동가) 이우헌(전국회의원) 등은 작고한 현대의 인물들.
이밖에·고려대총장 이준범, 내외통신이사장 이상구, 전남대대학원장 이계수(이박), 체신부장관 이자헌, 11대국회의원 이재근·이원범·이영일, 12대국회의원 당선자 이길범, 전경남지사 이기수, 한국마사회장 이건영 (예비역 육군중장), 변호사 이돈명씨 등이 돋보인다.
지명인사 <종친회제공·무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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