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돈 풀기’에도 엔화 가치가 오르는 기현상이 빚어지면서 아베노믹스의 기반이 송두리째 흔들리고 있다. 다급해진 일본이 시장 개입을 저울질하고 나서면서 환율을 둘러싼 각국의 긴장도 높아지는 형국이다. 아소 다로(麻生太郞) 일본 부총리 겸 재무상은 12일 “외환시장에서 투기적 움직임이 포착된다면 세계 주요 20개국(G20) 합의에 기초해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엔고(高) 저지를 위해 실력행사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공개적으로 내비친 셈이다.
아소 재무상 “투기 포착 땐 실력행사”
사카키바라 “연말 달러당 100엔 가능”
일본은 지난 1월 경기 진작을 위해 ‘마이너스 금리’라는 극약처방을 냈다. 하지만 지나치게 파격적인 조치였던 탓에 국제 금융시장이 불안해지는 ‘역풍’이 불었고, ‘안전자산’ 엔화 가치는 11%나 올랐다.
엔고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일본 재무성 재무관 출신으로 ‘미스터 엔’으로 불리는 사카키바라 에이스케 일본 아오야마가쿠인대 교수는 “수개월 내 엔화가 105엔까지 오르고 연말엔 100엔까지도 치솟을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원화 값도 동반 강세다. 12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화 가치는 전날보다 달러당 0.7원 오른 1145.8원에 거래를 마쳤다.
조민근·김현예 기자 jmi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