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代물림하는 가난] 극빈층, 정부에 바라는 것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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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가난하지만(91.9%) 내 아이들은 나보다 더 나은 삶을 살 것(82.4%)이다."

이번 조사에 응한 저소득층은 자녀들의 미래를 낙관적으로 보고 있었다.

아이들이 지금은 사회적으로 하층(90.7%)에 속해 있지만 교육 등을 통해(95%) 중간층이나 상층으로 올라설 수 있다(88.6%)는 기대감이다.

그렇지만 이들 혼자의 능력으로 아이들을 잘 가르치고 가난에서 벗어나기는 어렵다. 사회적인 지원이나 도움도 부족한 부분이 많다.

조사 대상자들이 정부에 건의한 내용에서는 빈곤층의 기대와 불만이 잘 드러난다.

극빈층이 가장 목말라 하는 것은 의료혜택이다.

조사 대상 가구주가 자신의 가난에 가장 영향을 주는 요인으로 질병을 꼽았다. 이 때문에 이들은 병원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는 의료급여 혜택 범위를 늘려주길 원하고 있다.

생계비를 못받아도 의료급여는 받았으면 하는 것이다. 만성질환이 많은 탓에 비보험 진료에도 의료급여가 적용됐으면 했다. 난치병을 장애로 지정해 달라는 요구도 있었다.

자녀교육과 관련해서는 사교육비와 대학 학비 지원 등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 빈곤 탈출에 가장 큰 걸림돌(41.7%)인 주거비 부담을 줄이기 위해 임대주택 공급을 늘려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 이게 안되면 전세자금이라도 싼 이자에 빌리고 싶어했다.

자녀가 있다는 이유로 생계비를 받지 못하는 가난한 노인들은 자식이 생활비를 주지 못할 경우 생계비를 지원해 달라고 했다. 지금의 제도 아래선 자식도 정부도 그들을 방치해 두고 있는 탓이다.

특별취재팀=정책기획부: 신성식.하현옥.권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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