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사"를 예탁 받습니다 「한국선의은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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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1면

봉사를 원하는 사람들을 위해 「봉사의 다리」를 놓아주는 「한국선의은행」이 서서히 뿌리를 내리고 있다.
봉사하려는 작은 힘을 모아 큰 힘으로 사회에 보탬이 되게 하는 이 모임은 40,50대 주부들이 주축이 돼 만든 봉사단체.
83년 12월6일 불우이웃 돕기 바자를 열면서 정식 발족한 한국선의은행은 1년여만에 22명의 회원이 1천여 명으로 크게 늘어났다.
한국선의은행은 봉사를 원하는 회원들이 물품이나 현금·노력·기술을 맡기면 이를 모아 심신장애자나 장학금·불우 아동돕기등의 사업에 전달하는 일종의 봉사은행 구실을 하는 곳. 은행처럼 모든 회원들의 봉사는 내용에 따라 ▲기술예탁구좌(음악·무용·도배·목공·이불 꿰매기 등 개인의 기술을 살린 것) ▲물품예탁구좌 ▲노력예탁구좌(세탁·노인시중·청소 등 노력봉사) ▲현금예탁구좌 ▲단체예탁구좌로 분류된다.
여주기 회장(53)은 『모임을 만들기 1년 전부터 교회에서 만난 주부들끼리 안방에 모여 효율적인 봉사를 구상했다』며 봉사하고 싶어도 마땅한 봉사단체를 찾지 못해 망설이는 주부들이 주위에 상당히 많은 것을 보고 단체를 만들 결심을 했다고 전한다.
그 한예로 국민학생부터 칠순 노인에 이르는 1천여 명의 회원중 주부들이 90% 이상을 차지하고 있고 이들의 대부분은 이름을 밝히지 않고 봉사하길 원하고 있다고.
주된 봉사는 중·고·대학생 14명에게 학비를 지급하는 장학사업과 양재기술을 가르치는 기술 장학생(4명)교육, 사랑의 집, 대전의 천양원 고아원, 강서 재활원, 베데스타 교회등에 월동비를 주거나 노력봉사를 하는 것.
특히 매월 셋째주 목요일 결핵환자들의 머리를 깎아주고 신체 장애자들의 이발을 해주는 노력봉사가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
봉사를 원하는 회원 중엔 콩팥을 기증하려는 젊은이는 물론 유언으로 장학금 20만원을 내놓은 할머니도 있다.
현재 서울에 이어 대구에 지회가 결성되었고 미국 LA와 뉴욕에서도 추진 중에 있다. 문의 (715)4548.<육상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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