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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박정현 "공연열기 생생히 담았어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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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브의 요정' 박정현(27)이 돌아왔다. 지난 1월 말 열린 공연을 끝으로 미국으로 돌아가 평범한 대학생(컬럼비아대 영문학)으로 지내던 그녀가 새 음반을 한 장 들고 나타난 것이다.

지난해 8월부터 지난 1월까지 열린 세 차례의 공연을 담아낸 '라이브 앨범'이라며 수줍게 웃었다. 음반 제목은 '박정현 라이브 더 앨범'.

지난해 8월에 'Op. 1'(제 1악장)이란 제목으로 시작돼 지난 1월 'Op.3'로 마무리된 세 차례 콘서트가 일궈낸 일종의 '완결판'이다. 또 CD와 별개로 일련의 콘서트를 압축한 공연 실황 DVD도 제작했다.

박정현이 그동안 라이브에 전력 투구해 왔고, '티켓 매진'으로 응답해준 열렬한 팬들을 떠올려보면 라이브 앨범 소식은 어쩌면 당연해 보인다. 이번 기회에 '라이브=박정현'이라는 인식을 확실하게 심겠다는 욕심이 아닐까. 그녀의 대답은 의외로 소박하기 그지없다.

"좋은 추억이 될 것 같아요. 무대에 있었기 때문에 제 공연을 스스로 구경할 수 없었거든요. 이번 음반을 손에 쥐니 공연장 객석에 서 있는 듯한 기분이 들어요. 물론 앞으로 어떻게 하면 더 잘할 수 있겠구나 하는 생각도 많이 했고요. "

여느 가수보다 박정현에게 라이브 무대에 대한 추억은 좀 더 특별하다. 미국에서 자라 1998년에 데뷔했을 때 한국말이 서툴러 방송 출연이나 인터뷰가 '고문'처럼 힘겨웠던 그녀가 날개를 활짝 필 수 있었던 곳이 바로 무대였던 것. "그때 제일 자신있는 게 오로지 공연 뿐"이었다는 말이 결코 가볍게 들리지 않는다.

음반에는 공연장의 생생한 분위기가 고스란히 담겼다. 반주 몇 마디만 흘러나와도 환호하며 박수치는 관객들, 스튜디오 앨범보다 약간 거친 듯해도 색다른 에너지가 덧입혀진 노래….

국내에서는 처음으로 시도한 멀티 트랙 녹음은 금방이라도 손에 잡힐 듯한 공연장 열기를 전해준다. 공연의 컨셉트에 따라 달리한 편곡으로 곡에 따라 록 콘서트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가 하면, 이와는 정반대로 피아노 선율에 그녀가 분명히 눈감고 손가락을 열심히 움직이며 불렀을 어쿠스틱 콘서트 분위기가 물씬 나는 곡도 있다.

겸손하고 소탈한 성격으로 별로 자기 자랑을 잘할 것 같지 않은 그녀가 이번 앨범을 스스로 '성공적인 라이브 음반'으로 꼽을 정도다. 편곡의 묘미를 잘 살렸다는 얘기다. 그녀는 편곡이 특히 맘에 드는 곡으로 'P.S.아이 러브 유' 와 '오디너리'등을 꼽았다.

박정현은 이번 라이브 앨범 발매를 기념해 8월 23일 올림픽 공원 제2경기장(02-2107-5920)에서 콘서트를 한 뒤 학업을 계속하기 위해 미국으로 떠난다.

"한국에 오면 그동안 미치도록 부르고 싶었던 노래를 실컷 할 수 있어 좋다"는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 무대를 떠나지 않겠지만 공부 역시 계속해 나갈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이은주 기자 <julee@joongang.co.kr>
사진=신인섭 기자 <shini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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