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타파 “노태우 장남 노재헌씨 페이퍼컴퍼니 확인…SK와 연관 가능성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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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51)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곳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의혹을 받고 있다.

비영리 인터넷언론매체 뉴스타파는 4일 노태우 전 대통령의 장남 재헌씨가 조세회피처인 영국령 버진 아일랜드에 3개의 페이퍼컴퍼니를 설립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뉴스타파는 이날 서울 중구 한국탐사저널리즘센터에서 국제탐사보도언론인협회(ICIJ)와 공동작업을 통해 이런 내용을 담은 ‘조세피난처 프로젝트’ 명단을 공개했다.

뉴스타파에 따르면 노씨는 지난 2012년 5월18일 버진 아일랜드에서 3개의 회사를 설립해 주주 겸 이사에 취임했다. 3개 회사 이름은 원 아시아 인터내셔널(One Asia international), 지씨아이 아시아(GCI Asia), 루제스 인터내셔널(Luxes internatinoal)이다.

뉴스타파는 “조세도피 문건에서 노씨의 이름을 발견하고 페이퍼 컴퍼니가 그의 것이라는 걸 최종적으로 확인했다”며 “이들 3개 회사는 1달러짜리 주식 1주를 발행한 전형적인 페이퍼 컴퍼니”라고 전했다.

이들은 노재헌 씨의 페이퍼 컴퍼니가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연결돼있을 가능성도 제기했다.
뉴스타파는 “지난 2010년 설립된 인크로스 홍콩 법인의 대표가 노재헌씨라는 점을 볼 때 노씨가 만든 조세피난처 회사들이 인크로스와 관계된 회사들이라면 위장 회사라는 추정에 따라 최 회장과의 연계도 있을 개연성이 있다”고 말했다.

IT 기업인 인크로스는 매출액 대부분이 SK그룹에서 발생했다. 인크로스는 2009년 매출액 200억 원대였던 SK그룹 계열사 크로스엠 인사이트를 40억 원에, 2010년 또 다른 계열사인 이노에이스의 지분 절반을 60억원에 각각 인수하기도 했다.

노씨는 이에 대해 뉴스타파 측에 “개인적인 사업 목적으로 1달러짜리 회사를 몇 개 설립했지만 이혼 등 여러 가지 사정 때문에 회사를 이용해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라고 답변했다.

이번 조세도피처 문건에는 노씨 외에 국내로 주소지를 기재한 195명의 한국인 이름이 담겨있다.

국세청은 이번 명단 폭로와 관련, 탈세 혐의를 포착하는 즉시 세무조사에 나설 방침이다.

배재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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