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활속의 수학] 무게중심 잡혀야 비행기도 이륙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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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23면

하늘을 날아야 하는 비행기는 적당한 지점에 사람과 화물을 배치해 기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무게 중심'의 위치를 통해 점검할 수 있다. 무게 중심은 동체의 기준선으로부터 떨어진 거리와 각 위치에 작용하는 힘의 합을 통해 구한다. 비행기의 좌석 배치와 화물 탑재가 이뤄진 후 무게중심이 적절한 위치에 오는 경우에만 비로소 운항 허가를 얻을 수 있다고 한다.

무게 중심과 관련해 유명한 것은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피라미드다. 미라가 수천년이 지나도 썩지 않는 원인은 뛰어난 방부기술 덕분이지만, 무게중심과 관련 있다는 해석이 제기되기도 한다. 이집트인들은 피라미드의 무게 중심이 우주의 에너지를 흡수할 수 있다고 믿어 이곳에 파라오의 미라를 배치했다.

이집트의 피라미드는 밑면이 정사각형이고, 옆면에 네개의 삼각형이 모이는 사각뿔 모양이다. 밑면과 옆면이 이루는 각은 51도 52분인데, 이렇게 복잡한 각이 나온 이유는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의 높이와 밑면을 이루는 정사각형의 한 변의 길이를 미리 정했기 때문이다.

높이는 1백46m이고, 밑면은 한 변이 2백30m인 정사각형이다. 정사각형의 둘레(4×230)를 높이(146)로 나누면 원주율인 π의 2배에 가까운 값이 된다. 이는 적도에서 지구 둘레(2πr)를 반지름(r)으로 나눈 값과 거의 일치한다. 이집트인들이 피라미드에 지구 전체를 담기 위해 의도적으로 그렇게 길이를 정했다는 해석도 있다.

보다 실제적인 해석이 사실은 더 믿을 만하다. 반지름이 확실하게 정해져 있는 원판을 만들어 이를 이용해 피라미드의 높이와 밑면의 한 변을 정했다는 것이다. 원판 지름의 2배를 피라미드의 높이로, 또 원판을 한 번 회전시킨 길이를 피라미드 밑면의 한 변으로 정하면, 항상 일정한 비를 얻게 되기 때문에 정확한 피라미드를 만들 수 있다. 했다는 설이다.

박경미(홍익대 수학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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