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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 대기업 열전|전기메이커의 "간판스타"「일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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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일립(히따찌)제작소는 일본의 대표적인 우등생 기업이다.
방대한 규모의 조직이나 매출면에서는 물론 이익면에서도 일본종합전기메이커의 간판스타로 불리는데 손색이 없다.
일립제작소의 84년(3월결산)매출액은 2조6천5백40억엔(직계열사 제외)으로 굳이 국내 대기업과 비교하자면 같은해 김성사·삼성전자·대우전자등 가전3사의 매출액 합계의 5배를 훨씬 웃돌고 현대그룹 전체매출보다도 많다.
순익도 1천8백92억엔(83년3월 현재)에 자기자본이 1조2천9백65억엔으로 자기자본 비율은 31.2%에 달한다.

<시대변화에 잘적응>
이는 일립제작소 하나만을 놓고 볼때고 그룹전체로 보면 그규모는 더욱 커진다.
일립그룹은 모두 5백1개의 주요사 및 자회사로 구성돼있으며 총매상고는 4조4천59억엔(83년3월기), 총자산이 4조4천9백49억엔, 자기자본 비율은 32.6%며 종업원은 17만4천명에 이른다.
시대변화에 적응하는 경영의「기동력」이란 점에서 일립은 정평이 나있다. 5년연속 두자리 숫자의 순익증가율(연평균18%)이란 기록도 이같은 경영의 기동력에 힘입은 것이다.
정보와·일렉트로닉스화라는 시대의 물결을 타고 일립은 이같은 변화에 재빨리 대응해왔따.
발전용기기등 중전메이커로서의 이미지를 탈피, 정보·통신부문으로 변신을 이룩해나감으로써 거대한 몸체를 이끌고 계속적인 발전을 꾀할수 있었다.
84년3월기의 매출실적을 보면 정보·통신시스팀·반도체등 전자부문에서 9천23억엔의 매상을 올려 전체매출의 34%를 차지한반면 일립의 간판격인 중전은22%, 가전은 23%를 각각 차지, 이른바 교체변신을 이룩했다.
그중에서도 특히 컴퓨터가 전년북 22% 늘어난 4청4백30억엔, 반도체는 45%늘어난 3천6백억엔으로 새로운 주력상품으로 부상하면서 일립의 탈탈한 수익력확보의 기둥이 됐다.
85년에도 컴퓨터는 다시 20% 늘어난 5천3백억엔, 반도체는 44% 늘어난 5천3백억엔, 발도체는 44% 늘어난 5천2백억엔의 매출을 기대하고 있어 일립 성장의 견인차노릇을 하고 있다.
일본의 경영조직이 갖고있는 가장큰 장점은 무엇보다 「유연성」에 있다.
지본금·유동자산·고정자산을 모두 공장별로 독립시키고 이들이 각각 책임을 지고 수익을 확보하고 시장점유율을 높이도록 하고 있다.
권한은 철저히 공장장의 손에 주어져있는 반면 그만큼 책임을 철저히 따진다.
따라서 각공장은 독립회사격으로서 예컨대 가전공장 같으면 송하와, 반도체공장은 일본전기와 각각 경쟁을 벌여 이익을 올리고 시장점유율을 높여 나가야하며 그 이익의 상당부분은 그대로 각공장의 자본으로 쌓여나가게 된다.
자신이 맡고있는 공장이 이익을 낼수 없다면 새로운 제품을 개발, 이익을 내도록 해야한다는 것이 철칙이다.
이같은 방향으로 일립 무원공장이 브라운관생산에서 82년말에 당시 최첨단기술제품인 64KD램 생산공장으로 과감히 변신을 꾀해 성공을 거두었다.
불황산업이기 보다는 성숙산업격인 브라운관에서 과감히 보다 앞선 반도체부문으로 전환할수 있는것도 거대기업답지않은 경영의 유연성 때문이다.

<"만년2위"닉네임>
그러나 신제품, 신분야에 손을 대는 경우 3년만에 이익을 거두지 못한다면 그사업은 실패로 간주되며 이같은 철저한 이윤추구 정신이 일립경영의 기본이다.
일립을 흔히 「경리의 일입」으로 부르는 까닭도 여기있다.
이같은 이윤추구라는 기본이념은 미래의 불확실성에 대한 과감한 투자의욕을 가로막는 요인이 되기도한다.
이윤추구정신은 아무래도 출발부터 막대한 돈을 들여 새제품을 만드는것보다는 처음에는 작게 시작, 성공 가능성이 보이면 키우는식의 신중한 태도를 낳게 마련이다.
이처럼 유연하면서도 신중한 경영방식은 불황에도 끄떡않는 안정성장을 이룰수있게 했지만 그반면 「만년2위기업」이라는 이미지를 주고 있는것도 사실이다.
일립내부에서도 스스로를 「중소기업집단」이라 부를 정도다.
공장단위로 적자가 용납되지않는 상황에서 저마다 이윤츄규를 최우선과제로 하다보니 유망하다는 판단이 서도「확실하다」는 전망이 나올때까지는 투자를 꺼리게 된다. 일립의 연구개발비는 항상 그해의 설비투자액보다 50%정도나 많은 특징을 갖고있는데 이것도 기술개발이 제품화되는 과정이 얼마나 신중하게 이뤄지는가를 반증해주는 것이다.
일본내에서만해도 크게볼 때 반도체는 일본전기에, 가전제품은 송하전기나 도오시바에 밀리고 있다.
거대기업이「동맥경화증」에 걸리지않고 무난한 발전을 계속하고는 있지만 「만년2위」니,「기술은 있으나 제품은 없다」는 식의 평가에 맞서기위해 일립은 80년대에 들어와「우리는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는다」는 슬로건을 내걸고 「금메달제품 육성」에 온힘을 쏟고 있다.

<핵에너지 첨단달려>
그 대표적인 것이 반도체·VTR등으로 전사적인 히믈 기울여 제품기획력·판매망의 열세 극복제품기획력·판매망의 열세 국복에 나서고 있다.
일립의 또 하나의 약점으로 지적되는 것은 국제성이 부족하다는 것이다. 해외에 20여개의 생산거점을 갖고있지만 대부분 동남아에 편중돼있다.
82년 일어난 IBM산업스파이사건도 일립의 국제성취약이란 면에서 보는 견해가 많다.
그렇다고 해서 일립이 모험을 전적으로 기피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예컨대 원자력발전 같은 부문은 연구개발이나 상용화에 대치 않지만 일립은 장래 에너지사업의 군간이 될것이라는 인식하에 맹렬히 투자를 하고 있다.
그결과로 핵융합등 핵에너지부문에서 일립은 세계최첨단을 달리고 있다.
지난83년 일립은 86년까지 5년동안 매상을 2배늘린 4조4천억엔, 순익은 3배늘린 4천억엔으로 늘려잡는 고성장·고수익으로의 정책전환을 선언했다.
일본의 간판기업에서 이제는 IBM·GE와 맞겨루는 세계기업으로의 비약을 노리고 있다. <특별취재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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