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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품회사, "협박범에 선전포고"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11면

식품·제과회사에 초비상이걸렸다. 식품독극물 협박사건의 범인 신길현씨(38)가 검거된 후에도 주요식품·제과회사에 협박편지가 계속 날아들고 해태제과에 청산가리가 우송되는등 협박사건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자 대부분의 식품사들이 사건전모를 공개하면서 범인과의 정면대결을 선언하고 소비자 보호와 회사의 사활을 건 필사적인 자구책 마련에 고심하고있다.

<해태제과>
우선 1차적으로 소비자 보호를 위해 탄산소다가 투입됐던 「계란과자」의 생산을 지난1일부터 중단하고 범인들이 협박대상으로 삼은 「맛동산」도 생산중단을 검토중이다.
대신 기존포장지에 화학물질을 첨가, 한번 뜯으면 쉽게 표가 나는 특수포장지 제작기계를 일본에서 도입한다는 방침아래 「오예스」 「허쉬」등 새 상품을 개발, 시판하고 있다.
또 남녀 아르바이트 대학생1천명을 모집, 유통점검원등으로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우고 25일 각 대학에 협조공문을 보냈다.
유통점검 대학생들은 전국의 대리점·슈퍼마킷등 3만여개의 점포에 파견돼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포장상태가 나쁜 상품을 회수하고 진열상태를 점검하는 한편 서비스제품과 판촉물등을 돌려 소비점의 사기를 높인다는것.
이와함께 이른바 「단계적대응조치」를 마련, 그룹내 1만명의 종업원을 총동원, 소매점을방문케해 사건 경위를 설명하고 소매점에 신뢰감을 심어주기로 했으며 사건이 장기화될 경우 임원들의 봉급과 승용차를 반납, 일반버스 출·퇴근을 실시하며 3단계는 직원감원과 봉급감액및 전직원이 가두판매에 나선다.

<삼양>
서울본사와 각지점의 직원2명이 1조가된 「특별순찰조」를 편성, 한 대리점에 매일 3개조가 들러 진열대를 점검토록했다.
이들 순찰조는 제품이 출고 날짜별로 진열돼 있는지를 점검하고 유효기간이 지났거나 실링(고무봉지 이음새)부분이 허술하거나 파손된것은 그 자리에서 회수하고있다.

<농심>
독극물사건직후 서울 본사의 「소비자상담」 직원수를 5명에서 10명으로 늘렸다.
이와 함께 영업사원 1천명과 판촉활동 여사원 3백명의 긴급연락망을 갖춰 소매점의 진열상대와 포장등의 이상여부를 점검, 이상이 있을경우 즉시 보고토록 했다.
사건이 장기화할 경우 동업타사와의 공동보조로 1개단위로 포장하는 지금까지의 포장방법을 개선, 1개씩 포장된 것을 다시 5개단위로 묶어 재포장하는 방법을 검토하고 있다.

<빙그레>
각 가정에 배달하는 판매원2 천8백명을 1주일 단위로 소집,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있으며 종래의 소비자보호실외에 「소비자 피해조사및 보상기구」를 별도로신설, 중역이 책임을 맡고있다.
또 유통과정에서의 이물질투입방지를 위해 우유와 아이스크림 수송차량에 특수자물쇠장치를 했고 원료납품회사에서 원료를 실을때에 회사측 검수요원이 검사하는 제도를 신설했다.

<청보>
소비자보호를 위해 1백여 대리점을 제외하고는 슈퍼마킷 판매를 당분간 보류하기로 결정했다.
23일 낮12시에는 대리점주인 50여명이 모여 「독극물사건은 회사만의 문제가 아니므로 소비자와 함께 힘을 합쳐 의연하게 싸우자」고 결의, 이자리에서 대리점 유통과정을 점검하고 비상대기팀(10명)을 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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