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례와 상차리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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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5면

설날에 지내는 차례는 명절아침에 올리는 제를 말한다. 따라서 조상의 기일 전날밤에 지내는 제사와는 형식이 많이 다르다.
설날의 차례는 떡국을 차리며 편도 절편을 올린다. 흰떡은 아무것도 때묻지 않은 순수함을 뜻하는 것인데 설날이 얼마나 신성한 의미를 갖는가를 상징하고 있다.
이밖에 차례상에 설찬하는 음식에는 인절미·삼적(육적·봉적·어적)·간납·삼색나물· 나박김치·포·떡찜·대추·밤·곶감·배·사과·약과·산자·식혜·수정과·각색 강정과 다식등이 있다.
차례상을 차릴 때는 홍동백서로 붉은 과일은 동편에 놓고 흰것은 서편에 놓는데 대추 밤 배 곶감 은행 호두 다식 강정 과절의 순이다.
어동육서로 어물은 동면에, 육류는 서편에 놓고 두동미서로 어물의 머리를 동쪽으로 하며 좌포우혜라 하여 제사지내는 사람의 왼편에 포를, 오른편에 식혜를 진설한다.
제수진설이 끝나면 차례를 올리게 되는데 차례에는 자손이 된 남녀가 모두 모여 함께 모시게된다.
제일 어른이 되는 제주가 강신을 하게되는데 먼저 혼자 꿇어앉아 향을 피운 후 두번 절을 한다. 다시 혼자 꿇어앉아 술잔에 술을 조금 따르고 이를 모사그릇에 세번으로 나누어 잔을 비운다. 그 잔을 옆으로 치운 후 다시 얼어나 두번 절을 한다.
강신의 예가 끝나면 차례 모시러 온 사람들이 일제히 늘어서 함께 절을 한다. 이때 남자는 재배, 여자는 4배를 한다.
절이 끝나고 나면 다시 제주가 혼자 앞에 꿇어앉아 술을 따라 신위앞에 놓고 떡국위에 수저를, 접시위에 젓가락을 반듯이 얹어 놓는다. 그런 다음 다시 제주가 두번 절을 한다.
약간 시간을 두었다가 수저를 내리고 다시 모두 절을 하는데 이때도 남자는 재배, 여자는 4배를 한다.
차례가 끝나고 나면 어른들께 새해인사를 드리고 집집마다 일가친척을 찾아 세배를 드리는 것이 정월초하루의 일과가 된다. <도움말 박동훈 성균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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