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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율주행·친환경 성능 앞서야 글로벌 시장 누빈다

중앙선데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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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72호 6 면

미국 테라퓨지아가 개발한 하늘을 나는 미래형 자동차 ‘TF-X’(사진 위)와 독일 BMW가 이달 초 공개한 ‘BMW 비전 비히클 넥스트100’.

공상과학(SF) 영화에서나 나올 법한 미래형 자동차가 조만간 우리 눈앞에 나타난다. 자동차가 스스로 거리에서 주행하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꿈 같은 현실이 성큼 다가왔다. 세계 자동차·IT 업계는 미래 자동차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각축전을 펼치고 있다. 인공지능과 가상현실(VR) 같은 첨단 기술로 무장한 자동차가 미래의 핵심 산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독일 다임러가 개발한 자율주행 트럭에서 운전자가 업무를 보고 있다.

‘운전자의 습관과 행동을 파악해 스스로 운전한다’ ‘한 번 충전만으로 1000㎞를 달린다’ ‘차량이 밀리면 하늘 위로 떠오른다’-. 언젠가 나타날 미래의 자동차가 아니다. 상용화하지 않았을 뿐 이미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냈다.


?BMW는 이달 초 미래형 자동차 ‘BMW 비전 비히클 넥스트100’을 선보였다. 이 차량은 주행 여건에 따라 내부와 외부 모습이 자동으로 바뀐다. 자율주행 모드를 선택하면 핸들이 대시보드 안으로 들어가고 좌석은 휴식 공간으로 재배열된다. 차량에 있는 800개의 변형 트라이앵글이 공기역학을 구현해 속도에 따라 차 앞부분의 모양을 바꿔준다. 전방에 사고나 사물의 출현을 알려주는 역할도 한다. 운전자 습관과 행동을 학습해 주행을 돕는다.


?꽉 막힌 도로에서 하늘로 날아오르는 자동차도 있다. MIT 대학 출신들이 창업한 테라푸지아는 내년 판매를 목표로 하늘을 나는 플라잉카 ‘트랜지션(Transition)’을 공개했다. 평소에는 도로를 달리다 날개를 펼쳐 하늘을 날 수 있다. 도로에서 시속 113㎞, 하늘에서는 185㎞를 낼 수 있다.   길 막힐 땐 하늘 나는 플라잉카 지난 13일 스위스 팔렉스포에서 막을 내린 2016 제네바모터쇼에서도 미래형 자동차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스위스 기업 린스피드는 자율주행차 ‘이토스’를 선보였다. 운전 중 드론에게 심부름을 시킬 수 있다. 운전자 명령을 받은 드론이 쇼핑몰에서 주문한 상품을 배달하고 세탁물도 찾아온다. 자율주행 모드로 전환하면 핸들이 접혀 넓은 공간을 마련해 준다. 운전자가 자주 찾던 장소를 기억해 뒀다가 추천도 해준다.


?프랑스 자동차 회사 비비 오토모티브는 꿀벌 모양의 전기자동차 ‘비비XS’로 이목을 끌었다. 특별한 장비 없이 집에서 4시간30분이면 충전할 수 있다. 한 번 충전으로 110㎞를 주행할 수 있다. 또 다른 프랑스 기업 EP텐더는 전기차의 단점인 짧은 주행거리를 극복했다. 기본 주행 거리에 500㎞를 더 달릴 수 있다. 탈부착할 수 있는 35L짜리 휘발유 탱크 때문이다. 전기차에 전압이 떨어지면 휘발유로 전기를 만들어 전원을 공급한다.


?유럽 자동차업체인 나노플로우셀은 소금물과 같은 전해질을 이용해 한 번 충전으로 1000㎞를 이동할 수 있는 ‘콴티노’를 내놨다. 기존 전기차와 달리 액체 전해질을 이용해 순식간에 충전할 수 있다. 최고 시속은 200㎞고, 멈춘 상태에서 시속 100㎞까지 도달하는 데 5초밖에 걸리지 않는다.


?우리나라도 하이브리드, 전기차 등 친환경차를 내세우며 미래형 자동차 시장에 뛰어들었다. 현대자동차는 지난달 ‘아이오닉 하이브리드(HEV)’를 공개한 데 이어 이번 스위스 모토쇼에서 전기차와 플러그인 하이브리드를 선보였다. 기아자동차는 하이브리드 SUV인 ‘니로’와 ‘K5 플러그인 하이브리드’ ‘K5 스포츠왜건’ ‘쏘울 EV 자율주행차’를 전시했다. 전원공급장치 제조업체 파워프라자도 전기차 ‘예쁘자나R2’를 공개해 뜨거운 관심을 받았다. 한 번 충전으로 765㎞를 달릴 수 있다.


?요즘 자동차 산업의 흐름은 자율주행과 친환경이 대세다. 미국 시장조사업체 네비건트 리서치는 세계 자율주행차 시장 규모가 2020년 225조원에서 2035년 2177조원으로 10배 가깝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우리 정부는 자율주행차 상용화 시점을 2030년으로 보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035년 자율주행차의 연간 생산량이 1억 대 수준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자율주행차는 카메라와 센서로 주변 상황을 실시간으로 인식하면서 움직인다.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도로를 정밀하게 파악하고 빅데이터를 분석한 뒤 스스로 판단해 운전한다. 교통혼잡을 미리 파악하기 때문에 이동시간을 줄일 수 있다. ? 2030년 자율주행차 상용화 전망 자율주행차 개발에 가장 앞선 나라는 미국이다. 2017년 상용화를 목표로 2000년부터 자율주행차 개발을 위한 투자를 확대해 왔다. 10년 넘게 무인자동차 기술을 연구해 온 포드는 고성능 센서를 통해 자율주행의 안전성과 정확성을 확보했다. 올해에 ‘포드 스마트 모빌리티’를 세워 자율주행 연구에 속도를 낼 예정이다.


?완성차 업체와 IT기업 간 경쟁도 치열하다. 벤츠는 2013년 독일 남서부에서 100㎞ 자율주행에 성공했다. BMW는 중국 검색엔진 업체인 바이두와 함께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아우디는 2013년 구글에 이어 도로용 시험면허를 취득해 자율주행차 연구에 나섰다. 도요타나 혼다 같은 일본 업체들도 2020년까지 양산체제를 구축할 계획이다. 구글·애플·삼성 등 IT기업들도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 앞다퉈 나서고 있다. 구글은 2012년부터 현재까지 300만㎞가 넘는 도로 시험운행을 마쳤다. 애플은 2014년 자동차 전용 운영체제(OS)와 음성 명령으로 차량을 제어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우리나라도 IT를 활용한 자율주행차 개발에 기술력을 모으고 있다. 한국자동차미래연구소 박재용(이화여대 교수) 소장은 “앞으로 50년이 지나면 수소, 태양열 같은 다양한 에너지 자원을 활용해 오토바이·자동차·비행기를 융합한 새로운 형태의 이동수단이 나올 것”이라고 내다봤다.


강태우 기자 kang.taew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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