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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주총과 후계구도

중앙일보

입력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의 후계구도와 맞물려 관심이 쏠렸던 신한지주 이사진 개편이 마무리됐다.

신한지주는 24일 주주총회를 열고 기타비상무이사 1명과 신규 사외이사 3명을 선임했다. 사외이사 임기 5년을 마친 남궁훈 이사가 기타비상무이사(임기 1년)로 기용됐다. 사내이사도 아니면서 사외이사도 아닌 기타비상무이사는 신한은행장 한 명뿐이었다는 점에서 이례적인 인사라는 평가가 나온다.

남궁 이사는 한동우 회장의 서울대 법대 1년 선배로, 한 회장이 신한생명 사장이던 시절 생명보험협회장을 맡은 인연이 있다. 재일동포 주주 중엔 이정일·이흔야 이사가 사외이사(임기 2년)로 선임됐다. 두 사람 모두 라응찬 전 신한지주 회장과 가까운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정일 이사는 이미 2009년과 2011년 사외이사로 선임돼 4년간 일했고, 이번이 세 번째 선임이다. 이번 이사진 선임이 주목을 받는 것은 한 회장의 임기가 1년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이다. 신한지주의 사외이사진은 차기 회장을 정할 권한이 있다.

하지만 한 회장은 이사회 개편을 후계구도와 연결 지어 해석하는 것을 경계했다. 그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남궁 이사는 이해 깊고 경륜이 많기 때문에 모신 것”이라며 “원리 원칙대로 일하고 있는데 다른 의미를 너무 부여한다”고 말했다. 재일동포 사외이사의 자격 논란에 대해선 “어떤 것에 의해 좌우돼 편파적으로 (선임)한 게 아니다. 이미 이사회에서 충분히 검증해 추천했다”고 일축했다.

25일엔 하나·KB금융지주를 포함한 은행권 주주총회가 한꺼번에 열린다. 대체로 기존 사외이사 상당수를 유임하거나 사내이사 수를 늘림으로써 기존 체제를 다질 것으로 예상된다. KB금융지주는 임기(1년)이 만료된 사외이사 7명 중 6명을 연임시킬 예정이다. 애초엔 7명 전원이 연임 대상이었지만 최운열 이사(서강대 명예교수)가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후보로 공천되면서 24일 자진 사퇴했다.

KB금융 관계자는 “후임자 물색에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당분간은 사외이사 6명 체제로 운영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하나금융지주는 25일 주총에서 김정태 회장 1명이던 사내이사를 3명으로 늘려 김병호 하나금융 부회장과 함영주 KEB하나은행장을 선임할 예정이다. 이로서 총 9명이던 이사진은 11명으로 늘어난다.

우리은행도 기존 2명이던 사내이사(이광구 행장, 이동건 수석부행장)에 남기명 그룹장을 추가해 3인 체제로 바꾼다. 송민경 기업지배구조원 팀장은 “일반적으로 금융사 사외이사 재임기간이 5년을 초과하면 독립성에 문제가 있다고 본다. 사외이사 비중이 줄어드는 것 역시 부정적 요소”라고 지적했다.

한애란 기자 aeyani@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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