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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규모 주상복합 '돈 몰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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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11면

아파트 청약시장이 대체로 식어가고 있지만 규제가 덜하거나 그동안 공급이 뜸한 지역 등에는 틈새를 노린 시중 여윳돈이 몰려들고 있다.

특히 분양권 전매 제한이 없는 투기과열지구 내 3백가구 미만 주상복합아파트에는 투자수요가 대거 가세해 과열양상을 보이고 있다.

현대산업개발이 서울 강서구 염창동에서 분양하고 있는 I'PARK 주상복합 1백30가구는 연일 인파가 몰려 8일 현재 40대 1의 청약경쟁률을 기록하고 있다고 밝혔다.

현대산업개발 관계자는 "아파트 분양권 전매금지 조치 이후 크게 위축된 일반아파트 시장과는 달리 3백가구 미만의 주상복합아파트 시장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다"고 말했다.

LG건설이 지난 7일 공개청약을 받은 서울 용산구 주상복합 LG한강에클라트 아파트 88가구에는 2천8백63명이 청약해 평균 32.5대 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42평형 14가구에는 1천36명이 몰려 74대 1의 높은 경쟁률을 나타냈다.

이수건설이 지난 4일 서울 중구 중림동에서 내놓은 브라운스톤 주상복합아파트 1백10가구도 평균 18.4대 1의 경쟁률을 보였다.

분양대행업체인 세중코리아 김학권 사장은 "물론 1백% 계약까지 이어질지는 미지수지만 시중에 4백조원 이상의 부동(浮動)자금이 돌아다니고 있는 현실을 감안하면 부동산 시장은 작은 재료에도 언제든지 들먹거릴 수 있다"고 말했다.

분양권 전매 제한에서 제외된 지역 일반아파트에도 수요자들이 몰린다. 삼성물산건설부문이 지난 2일 대구 달서구 월성동에 분양한 래미안(33~55평형 7백60가구)은 대구에서는 보기 드물게 1순위 평균 4대 1의 청약경쟁률을 나타냈다.

심정보 분양소장은 "지은 지 10년 정도 된 인근 상인.월성.대곡지구 등지에서 옮기려는 대체 수요자 외에 분양권을 전매하려는 투자자들도 청약자의 40% 정도 되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그동안 공급이 적어 신규 주택을 원하는 수요가 많은 곳에도 시중 여윳돈이 몰리기는 마찬가지다. 진흥기업이 지난 1일 경기도 성남시 분당 신도시와 단대동 등 2곳에 더블파크란 브랜드로 분양한 1백42가구도 1순위에서 마감됐다.

회사 관계자는 "2001년 이후 분당에 분양이 없었고 땅이 부족해 앞으로 나올 아파트가 거의 없을 것으로 전망되는 데다 90년대 초 신도시 조성 때 지어진 아파트에서 나오려는 청약자들이 대부분이었다"고 전했다.

텐커뮤니티 박동렬 이사는 "투기과열지구에서 분양권 전매를 금지하는 조치가 시행된 하반기 초입의 주택 청약시장에선 규제의 칼날을 피해가려는 수요자들의 움직임이 두드러지고 있다"며 "이 같은 현상은 당분간 계속될 것 같다"고 말했다.

황성근.안장원 기자

<사진설명>
전매제한 등의 규제를 피해가는 아파트에는 여전히 투자자가 몰리고 있다. 주택 소비자들이 7일 서울 용산구 한강로3가의 LG에클라트 주상복합아파트를 청약하기 위해 줄을 서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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