뒷번호 32번 받은 허정무 사퇴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지면보기

종합 08면

기사 이미지

새누리당 비례대표 후보 뒷번호(32번)를 받은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날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중앙포토]

23일 새누리당은 전날 공천관리위원회의 비례대표 명단 발표로 하루종일 들썩거렸다. 공천위는 국민공천배심원단과 당 최고위원회의 재의 요구를 받았지만 당선권에서 벗어난 뒷번호 후보자 일부만 바꿨다.

여당 비례대표 공천 후폭풍

이날 오후 1시40분쯤 새누리당 중앙위원회 정병국 위원 등 20여 명이 여의도 당사 기자실로 몰려왔다. 정 위원 등은 긴급성명서를 통해 “비례 재심을 통해 중앙위 출신을 당선권에 배치하지 않으면 선거운동을 비롯해 일체의 당무를 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 중앙여성위원회 등도 기자회견을 통해 “비례대표 60% 이상을 여성에게 줄 것으로 약속해놓고 지키지 못했다”며 “2000만 여성 유권자를 우롱하는 비열한 꼼수의 극치”라고 비판했다. 전날 발표된 비례대표 명단에서 여성은 당선권인 20번 안에는 50%에 불과했다.

뒷번호(32번)를 받은 허정무 전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은 이날 후보직에서 사퇴했다. 30대 청년 대표로 7번을 받은 신보라(33)씨는 새누리당 서울 은평갑 후보로 공천을 받은 최홍재 후보측 선거사무장의 아내라는 사실이 알려져 ‘특혜 논란’이 불거졌다. 최 후보의 동생인 최공재씨는 공천위원을 맡고 있다. 본지는 해명을 듣기 위해 신씨와 최씨에게 연락을 시도했지만 닿지 않았다.

전날 공천위 직후 열린 국민공천배심원단 회의에선 “비례대표 명단 재의를 요구하라”고 최고위에 권고했다. 이날 오전 열린 최고위는 이를 수용해 재외국민과 호남 출신 등에 대한 배려가 필요하다며 공천위에 재의를 요구했다.


▶관련 기사
새누리당, '세월호 시체장사' SNS에 유포한 김순례에 비례 15번
김무성 대표 "이 시대 영웅"이라 칭찬한 여성, 비례 9번
허정무·조훈현 등 600명 후보 신청…새누리 부수입 24억



세월호 유족과 관련 ‘시체 장사’ 등의 표현이 들어간 게시글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공유해 논란이 됐던 김순례 대한약사회 여약사회장(15번) 등 에 대해서도 공천위가 다시 살펴봐야한다는 지적이 나왔다.

그러나 공천위는 허 감독이 사퇴한 32번에 당 사무처 출신의 박현석씨를 공천하는 등 30~40번대의 당선권에서 벗어난 후보자 4명을 교체하는데 그쳤다.

박유미·김경희 기자 yumip@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