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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년 만에 30배 성장…워킹화 시장 뜀박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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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야외 활동이 많아지는 봄철을 맞아 워킹화 시장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스포츠 브랜드 중심이었던 시장에 K2·코오롱스포츠 등 아웃도어 브랜드가 고가 워킹화 신제품을 잇따라 내놨다. 배우 김희애·송중기 등 ‘빅 모델’ 도 다시 등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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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경제진흥원 신발산업진흥센터에 따르면 국내 워킹화 시장은 1조5000억원 규모로 추산된다. 2005년엔 500억원이었다. 10년 만에 무려 30배로 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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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S네트웍스에 따르면 프로스펙스 워킹화는 지난해 말 누적 판매량 500만 켤레를 돌파했다. 국내 성인 8명 중 1명이 구매한 셈이다. 신발을 나란히 줄 세우면 서울~부산 거리의 3배, 세로로 쌓아올리면 63빌딩 높이의 2200배다. 프로스펙스는 2009년 ‘스포츠워킹화’라는 콘셉트를 처음 내세우면서 시장을 견인했다. 제주 올레길 열풍을 비롯해 ‘걷기’가 본격적인 운동으로 각광받기 시작할 때 ‘걷기 전용 신발’이라는 새로운 카테고리를 내놓아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다.

올해 시장 규모 1조 5000억 추산
스포츠 브랜드 중심이던 시장에
아웃도어 업체들도 잇딴 신제품

워킹화는 달릴 때는 발 뒤꿈치 전체로 착지하지만 걸을 때는 발 뒤꿈치 모서리가 닿고, 발 디딤 시간도 0.6초로 달릴 때(0.2초)보다 훨씬 길다는 등 ‘걷기의 과학’을 내세워 호응을 얻었다. ‘워킹화’라는 카테고리가 새로 생기자 2013년 아식스가 배우 하지원을 모델로 ‘G1’을, 휠라가 리듬체조 선수 손연재를 모델로 ‘S 웨이브’를 주력 상품으로 내놓는 등 스포츠 브랜드들의 워킹화 출시 경쟁도 뜨거웠다.

하지만 올 봄에는 프로스펙스를 제외하면 스포츠 브랜드의 신제품 워킹화를 찾기 어렵다. 익명을 요청한 복수의 스포츠 브랜드 관계자들은 “아웃도어 브랜드들의 공세에 스포츠 브랜드의 주력 상품인 러닝화에 집중하는 것으로 전략을 바꿨다”고 말했다.

아웃도어 브랜드의 공세에 스포츠 브랜드로서 유일하게 맞서고 있는 ‘워킹화 원조’ 프로스펙스는 올해 처음으로 제품을 기능 별로 4종류로 세분화해 내놨다. 바위가 많은 곳에서도 신을 수 있는 ‘임펄스’, 바닥 쿠션이 푹신한 입문자용 ‘쉐브론’ 등을 각각 14만9000원에 내놓았다. 최근엔 배우 김희애를 모델로 기용했다.

반면 아웃도어 브랜드는 앞다퉈 봄 신제품 워킹화를 선보이고 있다. 코오롱스포츠는 드라마 ‘태양의 후예’로 한류스타로 부상한 배우 송중기를 모델로 ‘양말을 신은 것처럼 편안하다’는 콘셉트로 워킹화 ‘삭스’(26만원)를 내놓았다. 블랙야크는 걸을 때 무게 중심을 안쪽으로 오게 해 다리 흔들림을 잡는 ‘드라켄 GTX’(26만8000원)을, 노스페이스는 근거리 걷기부터 트레킹까지 가능한 ‘다이나믹하이킹 워킹 1H 보아’(24만원)를 선보였다.

아웃도어 워킹화 시장은 2013년 K2가 ‘현빈 워킹화’로 유명한 ‘플라이워크’ 시리즈를 내놓으며 본격적으로 커졌다. 프로스펙스 워킹화의 성공으로 2010년부터 아웃도어 브랜드도 트레킹화나 하이킹화를 내놓기 시작했지만, ‘도시형 아웃도어 워킹화’가 자리매김 한 것은 K2가 ‘도시와 아웃도어를 넘나든다’는 슬로건을 내세우면서다. K2의 지난해 신발 매출 중 45%가 플라이워크 워킹화였다. 올 봄 내놓은 ‘옵티멀브리드3’은 출시 한 달 만에 1만2000켤레가 팔렸다. 아웃도어 워킹화는 스포츠 워킹화보다 약 2배 비싸다. 신발끈이 없는 디자인과 고어텍스 등 특수 소재를 사용해 기능성을 내세웠고, 아웃도어 활동 때도 신을 수 있어서 수요가 계속 늘고 있다.

구희령 기자 hea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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