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배구 여자부에서 가장 우승을 경험한 선수는 황연주(30)다. 흥국생명에서 3회(06·07·09), 현대건설에서 1회(11) 우승해 4번이나 우승컵을 안았다. 그리고 황연주가 5년만에 5번째 우승반지를 낄 기회를 얻었다. 현대건설이 챔프전 2연승(5전3승제)을 달렸다.
현대건설은 19일 화성실내체육관에서 열린 2015-16 V-리그 여자부 챔피언결정 2차전에서 IBK기업은행을 세트스코어 3-0(25-14 25-21 25-21)로 이겼다. 이제 1승만 추가하면 챔피언에 오른다. "누구 한 명을 꼽을 수가 없다"는 양철호 현대건설 감독의 말처럼 모든 선수가 고르게 활약했다. 황연주도 마찬가지였다. 황연주는 팀내에서 가장 높은 57.1%의 공격성공률을 기록하며 13점을 올렸다. 특히 1세트에 7번의 공격 중 6개를 성공시키며 기선 제압에 힘을 실었다.
황연주는 경기 뒤 "'잘 하겠다'거나 '나 아니면 안 돼'라는 생각을 하고 들어가면 경직되거나 잘 안 풀릴 수 있다. 동료들을 믿고 '옆에서 도와줄 거야'라는 마음을 가지려고 노력했다"고 웃었다. 황연주는 "1세트 채선아가 막았는데 아무래도 높이가 낮아서 편하긴 했다. 1세트에서 자신감을 찾아서 그런지 2세트 박정아와 맞물렸을 때도 잘 풀렸다"고 했다. 이날 역대 4번째로 포스트시즌 500득점을 달성한 데 대해서는 "언제 또 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10, 20년 선수 생활을 할 수 있는 것도 아니라 기록을 세우는 건 좋다"고 했다.
황연주는 이날 팀 승리의 공을 세터 염혜선에게 돌렸다. 공교롭게도 양철호 감독 역시 가장 팀이 좋아진 점으로 염혜선의 안정감을 꼽았다. 황연주는 "우리 팀이 잘 하는 건 혜선이 덕분이다. 볼 배분도 좋고, 평정심을 잃지 않고 있다. 좋은 플레이를 해도 계속 물어본다. 경기 전에도 주문을 외듯이 자신의 할 일을 체크한다. 너무 고맙다"고 했다. 그는 "내 경우에는 대각선을 잘 때리는데 공이 짧으면 타점이 나오지 않고 밀리는 공격이 된다. 그런데 공의 스피드를 유지하면서 세워(공 끝이 살아있게)주기 때문에 블로킹을 틀어때릴 수도 있고, 잘 맞는다. 플레이오프부터 (공격수 중앙으로)정확하게 주고 있다"고 설명했다.
먼저 2연승을 거뒀지만 방심할 겨를은 없다. 황연주는 "(챔프전을)오래 할 수록 우리가 불리하다. 우리 팀 언니들은 나이가 있기 때문이다. 물론 나는 아니다"라고 말해 웃으을 자아내기도 했다. 그는 "기업은행 같은 팀은 조금 방심하면 올라올 수 있다. 우리 선수들도 지금 집중력이 좋아 끝내자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황연주는 2005년 흥국생명에 입단한 뒤 FA로 2010년 현대건설 유니폼을 입었다. 이적 후 첫 시즌에 우승했지만 이후 4시즌 동안에는 정상에 오르지 못했다. 황연주는 "현대건설에서 힘든 일도 많았고, 좋았던 기억도 많다. 우승을 하면 안 좋았던 기억은 잊고, 좋았던 기억은 두 배가 될 것이다. 그만큼 우승이 간절하다"고 말했다. 화성=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5번째 우승 반지 앞둔 황연주 "편하게 마음 먹은 것이 비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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