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아프리카·중남미서 한국산 담배 잘 나간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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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6면

지난해 KT&G가 수출한 담배 465억 개비 중 40% 가량인 184억 개비가 미국·아프리카·중남미 지역에서 판매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KT&G의 기존 수출 주력 시장은 중동과 러시아를 포함한 중앙아시아 지역이다. 이 지역을 제외한 국가에서의 판매 비중은 2010년 전체 해외 판매량 대비 15.4%에 불과했지만 최근 5년 새 2.5배 이상 증가했다. 2010년 11억 개비를 판매한 미국에서는 지난해 28억 개비가 팔렸다. 아프리카에서의 판매량은 2010년 4000만 개비에 불과했으나 지난해에는 28억 개비가 판매돼 약 70배 증가했다.

지난해 수출 물량의 40% 차지

지역 별로 선호하는 담배 브랜드도 다르게 나타났다. 러시아 등 추운 지방에선 독한 담배를 선호하는 현상이 두드러졌지만, 최근 웰빙 바람을 타고 가느다란 ‘에쎄’가 인기를 얻고 있다. 2003년 러시아에 론칭한 ‘에쎄’는 해외 브랜드 인지도가 높아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도 인기다. 미국에선 현지 소비자들의 입맛에 맞춘 ‘타임’이 대세다. 유행에 민감한 대만 소비자는 시가 잎을 함유해 향과 담배색(황토색)이 독특한 ‘보헴시가’를 주로 찾는다. 아프리카와 중남미에선 과거 솔담배의 특징을 살린 수출 전용 브랜드 ‘파인’이 가장 많이 팔렸다.

KT&G는 수출시 국가별 규정에 맞춰 경고 그림이나 문구를 삽입하는 등 담뱃갑 디자인을 바꾼다. 또한 기호에 맞게 함유 성분 비율을 조절해 수출 전용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KT&G 관계자는 “철저한 현지 조사를 통해 제품력을 높이고, 차별화된 상품을 내놓은 것이 신흥시장에서 통했다”며 “앞으로 성장 잠재력이 높은 지역에서 사업을 확대해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허정연 기자 jypow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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